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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롯데는 쓴맛 본 탠덤, 한화는 다르다? 관건은 '영건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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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1시즌 한화 이글스 마운드가 선보일 '탠덤'은 과연 어떻게 회자될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시즌 초반 4~5 선발 자리를 두 명의 선발요원을 붙여 활용하는 탠덤 방식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좌완 박주홍-우완 김이환, 좌완 임준섭-우완 문동욱 조합이 임무를 짊어진다. 수베로 감독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탠덤 전략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화 탠덤 요원들의 선발 등판은 오는 4월 7~8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릴 SSG 랜더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에서 탠덤 전략은 주로 포스트시즌에서 활용됐다. 선발 투수 두 명을 붙여 출격시켜 경기 중후반까지 실점을 최소화 하는 필승 전략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한화처럼 정규시즌 초반부터 탠덤 전략을 활용한 팀은 많지 않다.

가장 가까운 예는 2019년 롯데다. 당시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와 제이크 톰슨, 김원중, 장시환으로 1~4선발을 꾸리고 5선발 자리를 1+1으로 운영했다. 노경은이 이탈한 가운데 마땅한 선발 요원을 찾지 못해 선택한 고육지책. 윤성빈-송승준, 김건국-박시영이 1+1 요원으로 선택을 받았다. 등판을 마친 조합이 1군 말소돼 재정비를 하고, 돌아오는 로테이션에 다른 조가 투입되는 방식이었다. 롯데는 시즌 초반인 3~4월에 1+1 전략을 활용했다.

한화가 탠덤 카드를 꺼내든 배경도 당시 롯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닉 킹험, 라이언 카펜터, 김민우가 일찌감치 선발 로테이션을 채웠지만 이들이 빠진 빈 자리를 메울 나머지 선발 투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재활 막바지인 장시환이 합류하더라도 완벽한 공을 뿌리기까지 시간은 좀 더 필요하다. 당장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선 그나마 선발 경험이 있거나 2이닝 이상을 소화해 줄 수 있는 불펜 요원을 투입하는 방법 밖에 없다.

2년 전 롯데의 탠덤 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롯데가 안고 있던 포수 불안의 영향이 컸다. 불안정한 리드와 포구 불안이 마운드 위의 투수를 흔들었다. 2이닝 이상을 책임져야 할 첫 번째 투수가 벤치에서 손쓸 틈 없이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두 번째 카드를 급하게 꺼낼 수밖에 없었고, 이는 불펜 소모와 패배, 체력 부담이라는 악순환으로 반복됐다.

한화에는 최재훈, 이해창이라는 두 명의 베테랑 포수가 버티고 있다. 투수를 이끌어 줄 능력이 충분하고, 수비나 타격 면에서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한화 탠덤 요원들의 불안 요소로 꼽히는 경험 부족 문제는 충분히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2년 전 롯데에 비해서는 안정적으로 탠덤을 운영할 것으로 꼽히는 이유다.

탠덤 실행을 위해 한화는 꾸준히 준비 기간을 거쳤다. 박주홍 김이환 임준섭 문동욱이 캠프부터 시범 경기까지 꾸준히 기회를 부여 받고,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의 조언 속에 구종도 추가했다. 다만 풀타임 소화를 위한 체력이나 프리시즌 때와 같은 구위 유지 등의 숙제를 풀 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탠덤 전략은 상대에 비해 한 명 이상의 투수를 더 활용한다는 점에서 불펜 과부하 문제도 지적된다. 1, 2번째 투수가 계획대로 이닝을 막아주지 못하면 불펜 소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선발과 마찬가지로 불펜 전력이 강하지 않은 한화에겐 데미지가 커질 수 있는 부분. 수베로 감독은 "선발로 가능성이 보이는 투수가 나온다면 (탠덤 대신) 한 명에게 임무를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화의 탠덤 전략은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을 위해 언젠가는 끝나야 할 승부수다.

수베로 감독은 "탠덤과 1+1은 시스템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첫 번째 투수가 초반에 대량 실점을 하면 힘들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인정했다. 그는 "언제까지 탠덤을 구사하겠다고 말하긴 어렵다. 장시환의 복귀 시기, 탠덤 요원들의 성장 가능성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