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50억원의 사나이' 오재일이 다쳤다.
설상가상 그의 공백을 메워줄 '미완의 거포' 이성규 마저 다쳤다.
훈련 중 착지 과정에서 공을 잘못 밟아 발목 인대에 손상을 입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
겨우내 두텁게 쌓아올린 1루 뎁스. 개막도 하기 전 줄부상으로 홀쭉해졌다.
최대 위기. 하지만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 아직 남은 자원이 있다.
'만능 유틸리티맨' 김호재(26)다.
내야 전 포지션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선수. 수비가 전부가 아니다.
지난해 타석에서 확 달라진 모습으로 타격이 약하다는 이미지를 확 씻었다. 65경기 교체 출전 속에 0.322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눈야구'라 불리는 날카로운 선구안이 돋보였다. 출루율이 0.416에 달했다. 끝내기 볼넷을 골라낸 뒤 덤덤하게 1루로 향하던 시크한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눈 뜬 타격 밸런스. 반짝이 아니었다.
연습경기 부터 시범경기까지 꾸준한 타격감을 이어갔다. 연습경기 8경기에서 14타수5안타(0.357), 2볼넷. 출루율은 0.438. 삼진은 16타석에서 단 1개 뿐이었다.
시범경기에서는 타격감이 더 올랐다.
6경기 12타수5안타(0.417) 2타점 2득점. 개막 이전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는 두산 주축 투수들을 상대로 좌-중-우 스프레이 히팅으로 3안타를 몰아쳤다. 특히 8회에는 두산 마무리 이승진을 상대로 시프트를 뚫는 좌익선상 2루타를 날리기도 했다.
개막전에 앞서 한껏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린 김호재. 오재일 대체 1루수로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벤치도 이날 3루수 이원석과 함께 김호재를 1루에 교차 투입하며 오재일 공백을 메울 최적 조합 찾기에 주력했다.
지난 시즌을 변곡점으로 김호재는 확 달라졌다. 정교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어떤 투수의 공이든 간결하게 컨택할 수 있는 능력자로 변모했다. 오재일 급 장타력은 없지만 타선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 강타자가 수두룩한 왼손 타자들의 강한 땅볼을 안정적으로 막아낼 수비력까지 갖춘 재능 보유자다.
김호재가 시즌 초 '악재'만 가득한 삼성의 '호재'로 떠오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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