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백승호 전쟁, 축구 흥행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백승호의 K리그 복귀와 전북 현대 입단으로 발생한 전북과 수원 삼성의 감정 싸움이 더욱 격해지고 있다.
수원과 백승호의 분쟁이 한창이던 가운데, 도의적 문제가 발생한다며 백승호 영입을 철회했던 전북이 선수 등록 마감을 앞두고 전격 영입을 확정지으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3일 양팀이 이른바 '백승호 더비'로 불리운 맞대결을 펼쳐 큰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전북의 3대1 승리. 경기 결과도 중요했지만, 양 구단과 팬들이 이 경기 전후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사였다. 지난 2월27일 수원팬들은 광주FC전을 앞두고 '은혜를 아는 개가 배은망덕한 사람보다 낫다'는 걸개를 내걸었다. 당시 백승호의 전북행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였다.
수원팬들은 전북전을 앞두고도 다양한 걸개를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정의도 없고 선도 없고 지성도 없고 상식도 없다'는 내용이었다. 전북 현대 구단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과 어드바이저로 일하게 된 박지성, 새롭게 감독이 된 김상식 감독의 이름을 이용해 풍자를 한 것이었다. 예상보다 과격하지 않았다. 재치가 돋보였다.
하지만 경기를 전북이 이겨버리니 수원은 기가 죽고, 전북은 할 말이 생겼다. 이에 전북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눼에 이겨서 지성', '이기는 게 상식'이라는 글로 맞받아쳤다.
전북은 K리그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는 리딩 클럽이고, 수원도 전통의 명가이자 인기팀. 이 팀들이 경기 내-외적으로 신경전을 벌이자 오랜만에 축구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다는 말도 있듯이, 오랜만에 K리그에 팬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이슈가 생겼다. 시즌 초반 리그 흥행에 호재가 될 수 있다. 프로 세계에서 신경전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감정 싸움에 팬들의 눈살이 찌푸려질 수도 있다. 수원팬들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지역 비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이미지를 제작했다. 절대 옹호받을 수 없는 행동. 이 과정에서 수원 구단이 상대를 자극하는 내용의 문구들을 팬들이 제작하도로 독려하다시피 했다는 내용이 알려지기도 했다. 자신들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시키는 일이다.
전북도 잘한 건 없다. 수원처럼 전북팬들이 '이기는 게 상식'이라고 받아쳤다면 멋진 되치기가 될 수 있지만, 구단이 공식적으로 상대팀을 비아냥거리는 멘트를 공개했다는 건 지나쳤다. 어찌됐든 이번 백승호 논란은 전북이 선수 영입 욕심에 말을 바꾸고, 상대 유스팀 근간을 흔드는 영입을 강행했다는 게 핵심이다. 충분히 수원과 축구팬들에게 신의를 질 수 있는 선수 영입 과정이었다. 그런 가운데 경기에서 이겼다고 신나 구단이 바로 감정적 대응을 하는 건 보기 좋은 결정은 아니었다. 특히, 리그 최고의 클럽으로 칭송받는 전북이기에 더 그렇다. 유치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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