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통역 실수일 뿐인데, 바로잡아주시오!" "번복 안됩니다."
양팀 선발의 쾌투 속 빠르게 진행된 경기가 뜻밖의 '통역' 이슈에 장시간 중단됐다. 한화 이글스 주현상의 투수 전향 후 첫 1군 데뷔전은 무산됐고,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개막 2경기 만에 퇴장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화는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전에서 1대2로 석패했다. 3회초 임종찬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따냈지만, 3회말 최지훈의 적시타로 동점을 내준 데 이어 6회말 최주환의 홈런으로 역전까지 허용한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그런데 이날 패배와 별개로 8회말 수비 도중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수베로 감독이 격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오후 8시 57분부터 9시 7분까지 약 10분간 경기가 지연됐다. 그 결과 수베로 감독은 퇴장까지 당했다.
한화는 8회말 2사 1루, 최정의 타석에서 투수를 교체할 뜻을 표했다. 수베로 감독은 윤대경 대신 4번째 투수로 주현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주현상으로선 2019년 마무리캠프에서 투수로 전향한 이래 첫 1군 데뷔전의 기회였다.
하지만 주현상의 등판은 심판진에 의해 제지당했다. 우효동 구심을 비롯한 심판진이 한화 더그아웃 앞으로 몰려들었고, 뜨겁게 흥분한 수베로 감독이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운드에는 주현상이 올라 몸을 풀기 시작했지만, 전광판에는 강재민의 이름이 적혔다.
한화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통역의 실수다. 한화 측은 "코칭스태프는 '66번' 주현상의 등판을 알렸는데, 통역의 실수로 심판진에는 '55번' 강재민으로 통보됐다. 수베로 감독은 통역의 실수인 만큼 바로잡아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이미 통보가 된 상황인 만큼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옥신각신 끝에 주현상은 불펜으로 복귀하고, 강재민이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4분 이상 항의했다는 이유로 퇴장당했다. 올시즌 감독 퇴장 1호다.
수베로 감독으로선 강하게 어필해서라도 잘못된 교체를 바로잡길 원하는 게 당연하다. 이날 경기는 한주를 시작하는 화요일 경기였고, 강재민은 한화의 차기 마무리로 거론되는 불펜의 핵심 투수다. 특히 강재민은 지난 4일 KT 위즈와의 개막전에 등판해 1⅓이닝을 던진 바 있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가 역전될 경우 강재민, 그렇지 못할 경우 주현상의 등판을 예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뜻밖의 통역 이슈가 터졌고, 한화는 울며 겨자먹기로 강재민을 마운드에 올려야했다. 여기에 수베로 감독의 퇴장까지 겹쳤다.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가 남은 경기를 지휘했지만, 한화는 결국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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