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대구FC, 팀 내 폭력 사건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
바람 잘 날 없다. 정승원 계약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니, 이번엔 과거 팀 내 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대구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는 한 선수의 형은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믿기 힘든 사실을 폭로했다. 동생이 2018년 대구 구단 내 한 고참 선수에게 폭력,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 이로 인해 간절한 꿈이던 프로 선수를 그만두게 됐다고 주장했다.
폭로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고, 일부 충격적인 성추행 내용에 대한 증거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해지라 지목된 선수는 누군지 알 수 있게 일부 정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대구에는 6일 열린 성남FC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이 소식이 전해졌다. 구단은 비상 상황. 시합도 중요하지만, 중대한 사안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에 바빴다. 그리고 재빠르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일단 대구측 설명에 의하면 청원인에 문제로 삼은 일부 폭력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 식당에서 유리를 던져 정강이가 찢어지게 만들고, 주먹으로 폭행을 한 것인데 당시 이를 목격했던 선수들이 있었고 그 때 폭행을 말린 식당 직원들도 여전히 선수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폭행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사실 관계는 손쉽게 진실 여부를 가릴 수 있다.
다만, 대구는 이 사건이 일어나고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가 피해자 선수에게 사과를 했고 그걸로 일단락된 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고 있던 게 없으며, 빠른 시간 안에 사실 관계를 파악해 구단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대구가 해명해야 할 부분이 많다. 가장 핵심은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는데 묵인한 건지, 진짜 몰랐는지다. 공개적인 장소가 아닌 곳에서 폭행을 하고 괴롭힌 부분을 일일이 다 알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청원인의 글 내용을 살피면, 괴롭힌 내용을 100% 알지 못할 수 있지만 매우 지속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먼저 글에 등장하는 코치다. 피해 선수가 매일같이 도움을 호소했고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지만, 돌아오는 건 더 강한 폭행 뿐이라는 것이었다. 이 코치는 지금도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만약 이 심각한 문제를 고참 선수의 말만 믿고 대충 처리했다면, 이는 직접 폭행을 한 것과 다름 없는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두 번째는 조광래 사장이 이 문제를 알고도 가해자 지목 선수를 자신의 유소년 클럽 지도자로 임명했느냐는 것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는 2018년 은퇴 후 조광래 축구재단 축구교실 지도자로 일하기 시작했는데, 폭력 사태가 있었다는 걸 조 사장이 모를리 없었다. 자신보다 10세 이상 어린 신인급 선수를 폭행하고 괴롭힌 사람을 유소년 지도자로 선임했다면, 조 사장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수들도 공범이 될 수 있다. 나체로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을 찍어준 룸메이트가 있을 정도면 정황상 많은 선수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진실을 얘기해줄 선수가 나온다면 문제 해결이 더 쉬워지겠지만, 구단 소속으로 이 민감한 문제에 쉽게 입을 열 선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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