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경기 시작 후에는 긴장이 아예 안됐어요."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는 2016~2017시즌에 데뷔해 올해로 프로 5년차다. 지난 4시즌 동안 줄곧 백업으로 뛰다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주전을 꿰찬 그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농익은 플레이로 신영철 감독의 신뢰를 쌓아나갔다.
우리카드는 정규리그서 공격성공률 52.70%로 7개팀중 1위를 차지했다. 하승우와 '쌍포' 알렉스-나경복의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하승우도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승부처에서 여유를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영철 감독 입장에서 포스트시즌을 처음 뛰는 하승우는 여전히 풋내기다. 신 감독은 지난 3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승우가 잘해주면 선수들 간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그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지난 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전 신 감독은 하승우에게 따로 주문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승우가 큰 경기는 처음이다. 무슨 얘기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미디어데이에서 연봉 문제를 언급했는데 편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하승우가 알아서 경기를 이끌고 갈 것을 기대한다는 얘기였다.
우리카드는 이날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알렉스가 30득점, 나경복이 18득점을 각각 올렸다. 숨은 공신은 사실 하승우였다. 이날 우리카드의 공격 성공률은 57.95%로 정규리그보다 5.25%포인트 높았다. 알렉스가 71.05%, 나경복이 42.86%였다. 특히 우리카드는 2세트서 단 한 개의 범실도 내지 않았다. 하승우의 안정적인 토스 덕분이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승우가 토스는 괜찮게 잘했다. 내일 정도면 좀더 해주지 않을까 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경기인 만큼 하승우도 긴장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승리 후 "경기하기 전에는 신경을 안 쓰려고 했는데 정규리그와 다르게 긴장이 좀 됐다. 그러나 시작 후엔 긴장이 아예 안됐다"면서 "경기 전 감독님이 내가 부담스러워할까봐 (특별한)말씀을 안하신 것 같은데 (말씀하셔도)괜찮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정규리그 때도 하승우는 "감독님이 경기 전에는 늘 너만 잘하면 이긴다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감독과 선수, 즉 사제간 신뢰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어 하승우는 "무관중으로 할 때는 파이팅을 해도 흥이 안났는데, (최대 수용인원의)10%지만 팬분들이 들어오셔서 힘을 받은 것 같다"며 팬들 앞에서 뛴 소감도 밝혔다. 이날 장충체육관에는 287명의 유료 관중이 입장해 모처럼 배구 현장을 즐겼다.
낯설 것처럼 보였던 하승우의 '봄 배구'는 이제 시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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