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20시즌 KIA 타이거즈는 '역전의 명수'였다.
기록이 증명한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KIA가 지난해 거둔 73승 중 무려 52%에 달하는 38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역전승 부문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공동 1위를 기록했다. 5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은 3위(0.182·12승54패), 7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은 6위(0.072·5승64패)였다.
올해도 강력한 뒷심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첫 주중 3연전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6일 경기에선 연장 11회(경기시간 4시간 8분), 7일 경기에선 연장 12회(4시간 50분), 8일 경기에선 9회(3시간 13분)에 승부를 뒤집었다. 총 12시간 11분의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드라마가 있으면, 주인공이 있기 마련. 매번 주인공이 바뀌었다. 6일 경기에선 이창진에게 행운이 따랐다. 1사 2루 상황에서 대타 이창진이 친 타구가 좌익수 플라이로 보였지만, 키움 좌익수 변상권이 공을 놓친 뒤 뒤로 빠뜨려 2루 주자 박찬호가 여유있게 홈까지 파고들어 5대4로 승리했다. 이창진은 올 시즌 초반 슈퍼 백업으로 손색이 없다. 8일 경기에서도 1-3으로 뒤진 1사 1, 3루 상황에서 좌전 적시타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7일 경기에선 김선빈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1사 2루 상황에서 우전 결승타를 날렸다. 김선빈은 8일 기준 4경기에서 타율 5할(16타수 8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마치 타격왕을 차지했던 2017년 때처럼 미친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박해민(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최다안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8일 경기에선 박찬호가 해결사 역할을 했다. 2-3으로 뒤진 9회 초 2사 1, 2루 상황에서 키움 마무리 오주원의 공을 밀어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한 여성 팬은 KIA가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 포착되기도. 박찬호는 "앞서 (류)지혁이 형의 주루사로 1사 만루 찬스를 맞지 못해 아쉬웠다. 내 상황보다 만루 찬스 때 희생 플라이를 날리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라고 웃은 뒤 "상대 투수가 다음 타석인 (최)원준이를 상대하는 것보다 나를 상대하는 것이 더 쉽다고 여겨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것으로 봤다. 그래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자신있게 돌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12시간의 혈투를 기분좋은 스윕으로 장식한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잇따른 연장전으로 선수들이 모두 지쳐 있어서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수들이 끝까지 버티고 싸워낸다면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지 보여준 경기였다"고 밝혔다.
KIA의 강력한 뒷심은 시즌 초반 상대 불펜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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