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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투수들의 불펜 훈련 모습을 촬영할 때면 항상 무시무시한 성량의 "옥케에~~이"를 배경음으로 깔던 포수. 양현종 문경찬 이의리 등 취재 대상은 투수였지만 독자들은 불펜포수의 우렁찬 목소리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열성 팬들은 당연히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잘 알고 있었다. 기자도 '이동건'이란 이름을 기사 댓글로 처음 알았다.
듣기만 해도 자신감이 샘솟던 그 우렁찬 목소리를 이제 더는 들을 수 없다. 5년 동안 KIA 불펜에 자신의 성대를 바친 불펜포수 이동건(28)이 은퇴했다.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기로 했다.
1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를 앞두고 뜻깊은 시구 행사가 열렸다. 팀을 떠나는 불펜포수 이동건이 아버지 이시형 씨의 공을 받았다.
투수들을 위해 헌신한 그를 위해 KIA 구단은 시구를 제안했지만 이번에도 이동건은 주인공 자리를 양보했다. 이동건에게 마지막으로 공을 던진 사람은 다름 아닌 아버지. 6살 때 아버지와 처음으로 캐치볼을 했다. 마지막 캐치볼도 아버지와 함께였다.
2017년 입단 첫해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귀중한 우승구를 챙긴 사람도 이동건이었다. 외국인 투수 헥터와 팻딘은 나중에 그를 고국으로 초대할 정도로 고마워했다.
박봉의 계약직 신분이었지만 그는 기부천사였다. 2020시즌 스프링캠프 때 가장 중요한 선수(MIP)로 선정돼 받은 250달러(약 30만원)의 상금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맷 윌리엄스 감독이 뽑은 '이달의 감독상'에 선정돼 상금 25만원을 받자 자기 돈을 더 보태 50만원을 기부했다.
이동건의 큰 역할을 인정한 구단은 그들 육성 선수로 전환시켰다. 하지만 이동건은 새로운 인생을 찾기로 했다. 스물 여덟이란 나이를 생각해 내린 결정이다. 이동건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삼촌이 운영하는 폐기물 처리 업체 '대광금속'에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챔피언스필드에서 아버지의 공을 받은 이동건이 마지막으로 크게 외쳤다. "옥케에~~이" 경기장의 모든 사람 가슴을 뭉클하게 한 커다란 울림이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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