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원래 그런 유형인데 끝나고 보면 내용은 좋더라."
뚜렷한 단점이 고쳐지지 않는데도 쓰지 않을 수 없는 투수가 있다. KT 위즈 배제성이 그렇다. 배제성의 단점은 들쭉날쭉한 제구력이다. 제구가 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이 확연히 구분된다. 매년 롤러코스터를 타는 이유다. 그러나 KT는 그를 붙박이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2019년과 작년 연속 10승을 거둔 투수다.
올시즌에도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다. 배제성은 지난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동안 6안타를 내주고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첫 등판인 지난 8일 LG 트윈스전서 4⅓이닝 5안타 6실점한 것과 비교하면 실점은 적었지만, 볼넷을 무려 5개나 내주며 5회를 겨우 마쳤다.
이날도 제구가 문제가 됐다. 1회와 2회 각각 2볼넷을 허용했고 5회에도 2사 2,3루에서 이닝을 끝내야 할 기회에서 김재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양석환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KT 이강철 감독은 하루가 지난 15일 두산전을 앞두고 "제성이는 제구가 안되는 걸 알고 쓴다. 매년 그렇게 한다. 그게 잡히면 에이스 아니겠나"라며 웃은 뒤 "그런데 끝나고 보면 잘 던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원래 그런 스타일이니까. 1년 로테이션을 돌아주지 않나. 좋아지기를 항상 바랄 뿐"이라고 했다.
배제성은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진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0㎞대 후반까지 나오고 공끝의 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던지면서 체인지업을 섞어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볼배합이 비교적 단조로워 제구가 필수다.
이 감독은 "제구가 그런 건 순간적으로 밸런스가 안 맞아서다. 투구폼 자체가 그렇다. 구위 자체는 좋아지고 있고 직구 스피드도 나오는데 결국 제구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경기에서 배제성은 결국 5회를 마쳤다. 이 감독은 2사 2,3루 상황에서 불펜을 준비시킨 뒤 계속된 2사 만루서 양석환까지 상대하고 바꾸려 했다. 양석환을 앞선 두 타석에서 병살타와 삼진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결과론이지만, 양석환 타석에서 바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 감독은 "불펜 준비는 했다. 그 상황에서 확신을 갖고 내보낼 중간투수가 누가 있을까 했는데, 제성이로 가기로 했다. 투구수가 많기도 했지만, 바꾸기도 애매했다. 그 타자(양석환)와 승부하고 바꾸려 했다"고 설명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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