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대망의 300세이브에 단 한 개가 남아 있다.
하지만 좀처럼 잡히질 않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오승환(39)은 지난 13일 대구 한화전 이후 1주일 동안 '개점휴업' 했다. 팀 타선이 활기를 띄면서 다득점 승리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기회가 찾아오는 듯 했지만, 경기 막판 타선이 다시 터지면서 점수차가 벌어졌고, 오승환은 불펜에 머물렀다.
사실 팀 입장에서 보면 불펜을 크게 소모하지 않고 거두는 승리가 더 안정적이다. 선발진이 소위 계산이 서는 투구를 하고, 타선이 활발하게 움직여준다면 편안하게 승리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언제 돌아올 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1승을 화룡점정 하는 마무리 투수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올 시즌 삼성을 5강 다크호스로 꼽은 이들 대부분이 오승환의 존재감을 꼽은 이유다.
다만 개인 기록 달성을 위한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 좋을 것은 없다. 단 한 걸음만 밟으면 되는 상황은 동기부여를 이끌어내기 충분하지만, 부담감도 수반된다. 기록 달성을 앞두고 부진 등 변수를 만나는 일명 '아홉수'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기록 달성을 앞두 선수들은 되도록 빨리 부담감을 털어내고 제 페이스를 찾아가길 원한다. 오승환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20일 대구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사실 부산(롯데전)에서 등판 타이밍을 봤는데, 점수차가 벌어졌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아꼈다"고 밝혔다. 그는 "오승환이 (지난 1주일 간) 비록 등판하진 않았지만, 불펜에서 공은 계속 던져왔다. 코치들로부터 순조롭제 준비를 잘 하고 있다는 보고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세이브 상황과 관계 없이 컨디션 점검 차원 및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의 등판 계획을 두고는 "오승환은 주기적으로 등판해야 컨디션이 유지되는 선수다. 그런 부분을 참고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오승환은 20일 SSG전에서 1주일 만에 마운드에 섰다. 팀이 7-10으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임현준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라이온즈파크에는 오승환의 등판 테마곡이 웅장하게 흘러나왔고, 팬들은 큰 박수세례로 오승환을 반겼다. 언제나 그렇듯 오승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마운드에 서서 최고 구속 149㎞ 돌직구를 힘차게 뿌렸다. 공 4개로 탈삼진을 만들며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마운드에 설 준비가 언제든 돼 있음을 증명한 날이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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