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후반 45분,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29)은 PK 지점에 놓인 공을 뚫어져라 노려봤다. 토트넘과 사우스햄턴 선수들 모두 숨죽인 채 손흥민의 움직임과 오른발을 예의주시했다. 사우스햄턴 골문은 맥카시가 지켰다. 생각에 잠겼던 손흥민이 달려가 오른발로 강하게 오른쪽 구석으로 차넣었다. 토트넘이 22일(한국시각) 홈에서 사우스햄턴을 2대1로 제압하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발목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토트넘 간판 스타 해리 케인도 주먹을 불끈 쥐면서 좋아했다. 케인이 결장해 손흥민이 PK키커로 나선 것이다. 손흥민은 심적 압박이 큰 상황에서 역전 결승 PK골을 성공했다. 무리뉴 감독을 중도 경질하고 젊은 임시 감독 라이언 메이슨으로 치른 첫번째 경기에서 토트넘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승의 나쁜 흐름을 끊었다. 승점 53점으로 6위로 도약했다. 메이슨 감독은 29세312일 만에 감독 데뷔전을 치렀고 또 승리했다. EPL 역사상 최연소 기록이다.
손흥민은 이번 결승골로 2020~2021시즌 리그 15호골(9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득점 4위. 또 의미있는 기록이다. 그가 EPL 진출 이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골이다. 2015년 여름, 독일 레버쿠젠으로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손흥민은 시즌 별로 4골→14골→12골→12골→11골에 이어 이번에 15골을 기록 중이다. 리그 5경기가 남았고, 최근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 추가골도 기대할 수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했다. 케인과 함께 토트넘을 이끄는 공격의 두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케인이 없고, 무리뉴 감독이 떠났지만 손흥민은 흔들림없이 중요한 순간, 그의 역할을 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에 대해 '앞선 상황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을 수 있었는데 모우라가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그렇지만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PK로 득점했다. 그는 최고의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중요할 때 역할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평점은 6점을 주었다. 앞선 1-1로 팽팽한 후반 30분, 손흥민이 왼발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팀동료 모우라의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노골' 선언이 됐다. VAR(비디오판독)을 보면 모우라가 앞선에서 움직였고, 주심은 그 행동이 상대 골키퍼 시선 방해로 판단했다. 손흥민이 실망할 수 있는 아쉬움이 큰 장면이었다. 그렇지만 손흥민은 마지막 PK 찬스를 살렸다.
손흥민은 EPL 홈페이지가 실시한 팬투표에서 경기 최고의 선수인 '킹 오브 더 매치'에 뽑혔다. 영국 BBC 홈페이지와 후스코어드닷컴은 동점골 주인공 베일(토트넘)을 MVP로 꼽았다. EPL 홈페이지가 22일 공개한 토트넘-사우스햄턴전 '킹 오브 더 매치' 투표 결과, 손흥민이 가장 높은 73.6%의 지지를 받았다. 그 다음은 베일로 13.9% 지지를 받았다. 영국 BBC는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 투표에선 베일의 평점이 7.40점으로 가장 높았다. 손흥민은 베일 다음으로 6.89점을 받았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선 베일이 가장 높은 8.8점을 받았다. 경기 MOM(맨 오브 더 매치)도 베일이었다. 손흥민은 베일 다음인 7.4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제 6경기(리그 5경기+리그컵 1경기) 남았다. 오는 일요일 (맨시티와의)리그컵 결승전은 매우 큰 경기다. 우리는 이기고 싶다.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잘 쉬고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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