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5이닝 채우기도 버겁다. '미네소타 에이스' 직함은 내려놓은지 오래다.
마에다 켄타가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지난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제치고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2위에 올랐던 영광은 자취를 감췄다.
마에다는 22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전에서 3이닝 동안 8안타(홈런 3) 7실점으로 난타당하며 무너졌다.
마에다는 미국 진출 이후 류현진과 많이 얽혔다. 우선 소속팀이 류현진과 같은 LA 다저스였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고전한 2016~2017년, 61경기(선발 57)에 등판해 29승을 거두며 자신의 역량을 맘껏 뽐냈다.
하지만 류현진이 부활의 기미를 보인 2018년부터 스윙맨으로 밀려나며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다. 전반기엔 좋았지만, 후반기 들어 불펜으로 물러났다.
급기야 류현진이 에이스로 올라선 2019년에는 무난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신임을 통 받지 못했다. 상대 타선이 3번째 돌때쯤, 투구수 80개 안팎에서 교체되기 일쑤였다. 이 같은 양상이 거듭되며 마에다 스스로도 자신감을 잃었고, 여러차례 퀵 후크를 당하는 신세가 됐다. 결국 포스트시즌에는 불펜으로 물러났다. 이후 인터뷰를 통해 '좌절감을 느꼈다'고 회상한 시기다.
마에다는 2020시즌을 앞두고 선발 보장을 요구했다가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됐다. 다저스 입장만 보면 마에다를 매물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무키 베츠와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얻어냈으니, 마에다의 가치는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다저스라는 세계적인 인기팀, 시간대상 일본에서 주목받기 좋은 팀에서 미네소타로 '밀려난' 것만은 분명했다.
하지만 마에다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았다. 미네소타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것. 60경기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시즌 11경기 66⅔이닝을 소화하며 6승1패 평균자책점 2.70의 호성적을 거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가 무려 0.75를 기록한 역대급 시즌이었다. 이해 AL 사이영상은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차이였지만, 류현진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영광을 뒤로 하고, 올시즌에는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4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6.11을 기록중이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개막전서 4⅓이닝 6안타 2실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첫승을 거둘 때까진 좋았다.
지난 14일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4⅓이닝 7안타 3실점하며 조기 교체됐고, 이날 오클랜드 전에서는 맷 올슨에게 2개, 세스 브라운에게 1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말그대로 난타당했다. 타선의 힘으로 역전승을 거두는 듯 했던 미네소타는 연장 10회말 2연속 내야 실책이 터지며 12-13으로 역전패, 오클랜드의 11연승 제물이 됐다.
이날 경기 후 마에다는 "내가 잘했으면 이겼을 경기"라며 아쉬워했다. AP통신은 야구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올해 마에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모르겠다. 평균치로 돌아갔다고 말할 수도 없다. 산꼭대기에서 갑자기 계곡으로 떨어졌다"고 평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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