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런 상황이 안 벌어지게끔 운영하겠다."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은 최근 KBO리그에서 보이는 야수들의 투수 등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류 감독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릴 야수가 있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야수를 올릴 생각은 없다"면서 "그런 상황이 안벌어지게끔 운영을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연장에서 투수를 다 쓴 상황이고 남은 투수를 내보낼 때 부상 등의 후유증이 예상될 때는 야수를 투수로 낼 수도 있다고 했지만 류 감독은 "그렇다고 야수를 올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진 않겠다"라고 했다.
지난 2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서 LG는 5대19로 대패했다. 선발 임찬규가 1⅓이닝만에 강판되면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고 결국 점수차가 갈수록 커졌다. 그럼에도 불펜 투수는 배재준과 김대현 최성훈 등 3명만이 올라갔다.
LG는 이번주 불펜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24일 전에 열린 4경기서 선발이 19⅓이닝만 소화해 전체 8위에 그쳤다. 당연히 불펜 투수들의 투입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송은범과 김대유는 3경기에 등판했고, 고우석과 정우영 이정용 김윤식 등은 2경기씩 나갔다. 김윤식은 2경기에서 선발에 가까운 82개의 공을 뿌렸고, 이정용도 66개나 던졌다.
게다가 LG는 25일 이민호가 선발로 예정돼 있었다. 지난 18일 두산전 선발 등판 후 일주일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이민호는 다른 선발들처럼 6이닝 이상을 던져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불펜 투입이 5회 이전에 생길 수 있다. 불펜 투수들을 준비해야 되는 상황.
배재준이 그나마 길게 던져주면서 불펜 투수들의 과부하를 막았다. 배재준은 시즌 전 선발 후보로 준비했다가 롱릴리프로 나서고 있다. 2회에 투입돼 5회까지 3⅔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뿌렸다. 선발 임찬규(65개)보다 더 많이 던진 것. 김대현도 1⅔이닝 동안 7실점을 주면서도 49개를 던지며 버텼다. 최성훈도 25개로 8회까지 마무리.
이들의 노력으로 LG는 비록 대패를 했지만 필승조를 아끼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LG는 아직 선발진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와 케이시 켈리를 제외하곤 확실한 국내 투수가 없다. 정찬헌이 초반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몸상태 관리가 필수다. 임찬규나 이민호가 아직 정상 궤도가 아니고 야심차게 데려왔던 함덕주는 2군으로 내려갔다.
불펜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김윤식 배재준 등 롱릴리프를 잘 활용하면서 버티고 있다.
야수가 투수로 나갔을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부상이다. 쓰지 않던 근육을 써야 하기 때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또 타구에 맞을 수도 있다. 야수의 투수 등판이 재미가 되겠지만 자칫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팀이 대패하고 있어 분위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야수가 재미로 나간다는 것도 한국 문화에는 그리 잘 맞는 느낌은 아니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처럼 연전이 길지 않다 일주일에 6경기를 한다. 투수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2군에서 콜업을 할 수가 있다. 미리 준비하면 대처할 수 있다. 지금까지 류 감독은 그런 상황이 안 벌어지게끔 운영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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