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확 바뀐 원투펀치. 시작은 같지만 내용은 또 다르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들은 어떤 출발선에 섰을까.
지난해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두산은 KT 위즈에서 뛰었던 알칸타라를 영입해 팀의 '에이스'로 만들어냈다. 잠실구장과 최적의 조합을 보인 알칸타라는 시즌 초반부터 1선발 노릇을 완벽하게 해냈다. 두산 선발진이 이영하와 유희관의 부진, 이용찬 등의 부상 이탈, 계속되는 5선발 오디션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는 알칸타라가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는 개막부터 정규 시즌 마무리까지 한번도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해냈고, 그 결과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라는 완벽한 성적까지 거둘 수 있었다.
플렉센은 파괴력에서 앞섰다. 시즌 초반에는 반신반의였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젊은 투수라는 장점이 확실했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나 제구 안정감에서 물음표가 있었다. 플렉센이 달라진 기점은 부상 이후였다. 경기 도중 타구에 발을 맞아 골절상을 입었던 플렉센은 부상 복귀 후인 9월 이후부터 '언터쳐블' 투수로 거듭났다. 리그에 대한 적응을 완벽하게 하면서 충분한 휴식으로 구위까지 더 예리해졌다. 플렉센이 9~10월 그리고 포스트시즌까지 '씹어 먹으면서' 두산의 원동력에도 힘이 생겼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플렉센은 메이저리그로, 알칸타라는 일본리그로 떠나면서 불안감도 컸다. 새로 영입한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과연 이들의 빈 자리를 얼마나 채워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도 보였던 이들은 현재까지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개막 후 첫 4경기 등판 성적은 알칸타라-플렉센 듀오와 로켓-미란다 듀오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로켓과 미란다는 25일 기준으로 나란히 4경기씩 등판했다. 로켓은 2승1패 평균자책점 1.48, 미란다는 3승무패 평균자책점 2.45의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경기수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때, 지난해 알칸타라는 3승1패 평균자책점 4.13, 플렉센은 2승무패 평균자책점 3.12의 성적을 냈었다. 개인 성적에 있어서는 로켓과 미란다 조합이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로켓은 확실히 등판을 거듭할 수록 투구 내용도 좋아지고 있다. 영입 당시부터 플렉센과 나이도 같고, 미국에서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진 로켓은 플렉센과 많이 비교 됐었다. 개막 초반 2경기에서는 최종 1실점을 했지만 투구 내용이 '꾸역꾸역' 막는 스타일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개막전 선발로 미란다를 먼저 낙점할 정도로 안정감에 있어서 풍부한 경험을 우선 순위에 뒀었다.
하지만 로켓은 가장 최근 등판인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5안타 7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월등히 깔끔해진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한국 타자들과의 승부에도 한층 더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 꾸준히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는 자체로도 위기 대처 능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특히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다.
다만 미란다는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모습이다. 승운이 따르는 편이라 3승무패를 기록했지만,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9안타 9탈삼진 3볼넷 5실점(4자책)으로 극과 극을 오르는 투구를 했다. 결과적으로 6이닝은 소화했지만, 3회초에만 4실점을 몰아서 하는 등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결국 작년 '원투펀치'와 비교했을때 성적은 더 좋아도 안정감과 꾸준함에 있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있다. 두산은 올해 로켓과 미란다의 활약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 국내 선발진에 대한 불확실한 요소들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의존도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에이스'의 모습을 로켓과 미란다가 보여줄 수 있을지가 2021 두산의 핵심 과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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