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1년 롯데 자이언츠는 26일까지 178개의 잔루를 기록, 이 부문 1위다. 홈런은 6위(17개), 병살타는 1위(20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변비야구'로 매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시즌 롯데 타선은 자세히 살펴볼수록 화력과 효율을 다 잡은 탄탄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잔루가 많은 이유는 "우리 선수들이 출루를 워낙 잘해서 그렇다"는 허문회 감독의 답이 더 사실에 가깝다.
팀당 19~20경기를 치른 현재, 롯데 타선은 전 부문에 걸쳐 좋은 스타트를 보여주고 있다. 팀 타율 2위(0.285) 출루율 1위(0.382) 장타율 2위(0.409) OPS(출루율+장타율, 0.791) 2위로 불방망이와 날카로운 선구안을 고루 갖췄다.
특히 팀 타율과 출루율의 갭(이하 타출갭)이 눈에 띈다. 지난해 롯데 주력 선수들 중 타출갭이 0.8을 넘었던 선수는 정훈과 김준태 2명 뿐이다.
하지만 올시즌 한동희의 무서운 성장세는 동나이(22세) 때 이대호보다도 낫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동희는 타율 0.292, 출루율 0.432를 기록중이다. 시즌초 타격 1위를 질주하던 35세 노장 전준우도 타율은 0.356로 다소 떨어졌지만, 출루율 0.472를 기록하며 커리어 처음으로 타출갭 1할을 넘기고 있다. 이대호 정훈 안치홍 손아섭 등 베테랑들부터 마차도(0.227-0.340)와 김준태(0.209-0.314)에 이르기까지, 상하위 타선 모두 타율 대비 출루율이 눈에 띄게 높다.
허문회 감독은 "볼넷이 많고 출루율이 높아야 강팀이다.", "좋은 타자가 되려면 선구안과 인내심을 갖추되, 자기가 치고자 하는 스트라이크존이 분명해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부임 2년차를 맞이한 허 감독의 야구관이 팀에 깊게 배어든 걸까.
롯데는 볼넷을 노리며 마냥 기다리는 팀도 아니다. 롯데 타선의 타석당 투구수는 KBO리그 평균(4.03) 미만인 3.98개로, 전체 6위에 불과하다. 한동희(1위 4.71개)와 정훈(6위 4.46개)만 특출나게 높은 편. 이 정도면 허 감독의 지론대로 개인별 리듬에 맞춰 치고 있다고 봐야한다.
허 감독의 야구관에서 도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래도 도루만큼은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올시즌 롯데는 12번의 도루를 시도, 5번 성공에 그치며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0.290으로 전체 3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과 WRC+(조정 득점 창출력, 이상 스탯티즈 기준)는 각각 4.12, 113.4로 10개 구단 중 전체 1위다. 전통적인 수치와 세이버 매트릭스, 어느 쪽으로 보나 올시즌 롯데 타선은 리그 최상위권이다. 팬들이 원하는 만큼 시원함을 보여주진 못해도, '변비야구'는 선입견과 오해로 인한 착시 효과에 가깝다.
롯데는 현재 공동 7위를 기록중이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흔들리는 마운드가 원인. 하지만 올시즌 KBO리그는 예년 대비 각 팀의 순위가 빽빽하게 밀착돼있다. 롯데와 공동 1위 LG 트윈스-SSG 랜더스와의 차이는 고작 2경기. 연승 행진 한번이면 단숨에 뒤집을 수 있는 차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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