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흔히 '스탯'으로 부르는 누적 기록 통계는 팀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다. 여러 분야에 대한 숫자와 통계는 팀의 장단점, 나아가 스타일을 파악하는 데 객관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가 대표적으로 이런 '스탯'을 많이 활용하는 종목이다. 최근 들어서는 프로축구도 통계 자료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스탯이 늘 정답만 보여주는 건 아니다. 때로는 팀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때도 있다. 올 시즌 K리그1 강원FC의 경우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강원은 12라운드까지 치른 28일 현재 리그 9위(3승4무5패, 승점 13)로 하위권이다.
이런 순위가 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표면적으로 가장 부각되는 건 많은 실점이다. 현재 강원은 득점(12점)은 리그 공동 6위인데, 실점(16점)은 리그 10위다. 리그 중위레벨보다 더 많은 실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리그 시작 이후 강원의 수비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해석에는 문제점이 있다. 누적 통계가 가장 최근의 팀 상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원의 팀 실점이 이처럼 많은 근본 이유는 단순히 '수비가 약해서'가 아니다. 바로 1, 2라운드 연속 대량실점 참사의 여파인 것이다. 강원은 울산 현대와의 개막전 때 0대5로 크게 졌다. 이어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한 2라운드에서도 1대3으로 패했다. 1, 2라운드에서만 총 8점을 내준 것이다. 확실히 이때의 강원 수비 전술은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강원 김병수 감독은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 나갔다. 초반 2경기에서 대량 실점 참사가 나온 이후, 강원 수비는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후 12라운드까지 10경기(3~12라운드)에서 강원이 내준 골은 불과 8골이다.
같은 기간(3~12라운드)을 놓고 보면 K리그1에서 두 번째로 적은 실점이다.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7실점으로 나란히 최소 실점을 기록했고, 그 뒤가 바로 강원과 성남FC다. 다시 말해 강원은 3라운드 이후부터는 줄곧 '짠물수비'의 면모를 보여왔던 셈이다.
이런 지표는 다른 기대감의 배경이 될 수도 있다. 즉, 강원이 현재의 순위보다 더 오늘 잠재력이 크다는 뜻이다. 주식으로 치면 '저평가 된 우량주'라고 할 수도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지략가'로 평가되는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대량실점으로 고전할 때도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며 희망을 강조했다. 공염불이 아니라 팀의 진짜 가치를 믿고 있기에 한 말이었던 셈이다. 강원의 선전이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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