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포수 양의지가 화려한 선수 이력에 또 하나의 대기록을 추가했다.
KBO 통산 28호이자 포수 첫 사이클링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양의지는 29일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즌 3차전에서 데뷔 첫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2회 3루타→4회 1루타→5회 3점 홈런으로 기대감을 높였던 양의지는 7회 좌중간 2루타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포수로는 역대 첫 사이클링 히트. 지난 39년 역사 속에서 포수 사이클링 히트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유가 있다.
포수는 타격보다 수비가 우선시 되는 포지션. 그럼에도 이만수 장채근 김동수 박경완 홍성흔 진갑용 조인성 강민호 양의지 등 강타자 포수들이 즐비했지만 결정적 장벽이 있었다. 3루타였다. 포수는 통상 발이 느려 홈런 보다 만들어내기 어려운 것이 바로 3루타였다.
양의지도 마찬가지였다.
3루타가 일찌감치 나오지 않는 한 사이클링 히트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그 어렵다는 포수 3루타가 첫 타석부터 터져나왔다.
0-0이던 2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선 양의지는 삼성 선발 백정현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6㎞ 패스트볼을 밀었다. 우중간을 향한 큼직한 타구. 우익수 구자욱이 열심히 따라갔지만 미치지 못했다. 펜스 상단을 맞고 그라운드 안쪽으로 튕긴 공. 구자욱이 몸을 돌려 공을 향해 달렸다.
찰라의 순간, 구자욱이 방심했다. 양의지의 느린 발을 철썩 같이 믿었다. 당연히 2루에 멈출 거라고 예상했다. 빠르게 다가와 공을 줍는 대신 조금 여유있게 후속 플레이를 진행했다.
실제 2루에 멈출 생각으로 천천히 속도를 줄이던 양의지. 구자욱의 수비 모습을 힐끔 바라 봤다. 자신이 2루에 도착할 때까지 공을 집어 들지 않은 모습을 본 양의지는 냅다 3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놀란 구자욱이 공을 강하게 3루로 뿌렸지만 양의지는 슬라이딩 없이 여유있게 세이프.
양의지의 센스, 구자욱의 방심이 만든 3루타였다. 사이클링히트 기록의 가능성이 열린 순간.
느린 발이지만 누구보다 빠른 센스의 소유자. 주자 양의지 역시 '곰의 탈을 쓴 여우'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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