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33)은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 나아가 당당하게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것.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나이. 거의 불가능한 도전으로 여겨졌다. 미국 무대 도전 자체를 말리는 이가 훨씬 많았다. '무모하다'고 몰아붙이는 목소리까지.
가시밭길을 선택한 양현종은 살아남기 위해 십수년전 프로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를 떠올렸다. 그 당시보다 더 절실했다. 양현종을 뒷바라지하며 도전을 도왔던 이들에게 물어봤다. 어떤 노력과 시간들이 있었는지. 먼저 다가서고, 더 겸손해지고, 더 열심이었다. 텍사스 구단 관계자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양현종 옆에는 통역과 에이전시 관계자, 손 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함께 하고 있다. 손 혁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돌아보면서 양현종의 현지 적응을 물심양면 조심스럽게 돕고 있다.
텍사스 구단은 3일(이하 한국시각) 오는 6일 열릴 미네소타 트윈스전 선발로 양현종을 예고했다. 첫 메이저리그 불펜 등판 이후 약 열흘만에 선발 기회까지 얻게 됐다. 개막엔트리 승선이 좌절되면서 숱하게 '택시 스쿼드'로 원정을 따라다녔다. 급박한 상황, 롱 릴리프로 두 차례 호투(4월 27일 LA에인절스전 4⅓이닝 2실점, 5월 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4⅓이닝 무실점) 하면서 스스로 기회를 움켜쥐었다.
현지 관계자는 "양현종은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간다. 한국에서도 그런 시간들은 아주 예전 기억이다. 쉽지 않았지만 야구도 그렇고,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노력했다. 코칭스태프도 점점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운동에 있어선 성실했다. 이 관계자는 "운동장에 제일 먼저 나오고, 제일 늦게까지 머무는 이가 양현종이다. 하루도 아니고 매일 같은 모습이 반복되니 구단 관계자들도 점차 다르게 봤다"고 했다.
팀원들이 양현종의 진정성을 알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비즈니스 세계의 정점이라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열정과 땀의 가치는 존재한다. 텍사스 구단 사장과 단장이 "정말 모범적인 선수"라며 양현종을 칭찬할 정도였다.
이제 시작이다. 막 한발을 디뎠을 뿐이다. 여전히 양현종은 루키이고, 입지가 불안한 대체 선발이고, 경력이 일천한 동양에서 온 검증되지 않은 1년차다.
양현종은 최근 최고 구속을 91.9마일(시속 약 147.8km)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에서 던질 때와 비슷한 구위다. 지난 1일 두 번째 등판에서는 이닝별 변화를 주면서도 직구 위주로 과감하게 승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6일 등판은 양헌종에게는 또 한번의 분수령이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연봉은 130만달러다. 인센티브는 최대 55만달러. 메이저리그 연봉은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날을 날짜별로 계산해서 받게 된다. 인센티브는 주로 이닝에 집중돼 있다. 100이닝 안팎이면 상당 부분을 챙길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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