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가 마침내 소원을 이뤘다.
다저스는 4~6일(이하 한국 시각)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3연전이 예정돼있었지만, 첫날 경기가 악천후로 취소됐다. 때문에 5일 더블헤더를 벌이게 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선발로 예정됐던 워커 뷸러를 오는 6일로 돌리고, 5일 경기에는 원투펀치 클레이튼 커쇼와 트레버 바우어가 나선다고 밝혔다. 7일 휴식일을 감안한 결정이다.
이날 로버츠 감독의 브리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바우어가 오매불망 염원했던 '3일 휴식 후 등판(4일 로테이션)'이 이뤄졌다는 것. 로버츠 감독은 "바우어는 5일 경기 후 3일간 휴식을 취하고, 오는 9일 LA 에인절스와의 2차전에 선발 등판한다"고 밝혔다.
바우어는 지난해 FA를 앞두고 "난 4일 로테이션이 몸에 더 잘 맞는다. FA로 찾는 팀의 우선 조건은 '3일 휴식 후 등판'을 허락해줄 팀"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후 바우어는 3년 1억 200만 달러에 사이닝보너스 1000만 달러를 더해 총 3년 1억1200만 달러(약 1257억원)에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 매년 옵트아웃(선수 측 FA 선언)이 가능하다는 조건도 붙어있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바우어에게 다저스가 4일 로테이션을 적용할지는 의문이었던 게 사실. 로버츠 감독의 투수 운용 역시 비교적 보수적인 편에 가깝다. 하지만 바우어가 더 높은 연봉총액을 제시한 뉴욕 메츠 대신 다저스를 선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대외적인 이유는 바우어가 LA 출신인 만큼 "오랫동안 다저스에서 뛰고 싶었다"는 것.
바우어는 빅리그에서도 눈에 띄는 독특한 선수로 유명하다. 과거 드론을 정비하다 손가락에 부상을 입고 등판을 미루는가 하면, 벤치 클리어링 다음날 복싱 글러브를 낀 채 더그아웃에 앉아있기도 했다. 타석에서 소속팀 타자들의 타격폼을 흉내내는가 하면,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FA 구직 활동에 나섰다.
특히 사인 훔치기 논란의 휴스턴 애스트로스 및 출신 선수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대학 시절부터의 '앙숙' 게릿 콜을 비롯한 휴스턴 출신 투수들을 한데 묶어 부정투구 논란을 제기하는가 하면, 휴스턴과의 시범경기에서 노골적으로 구종을 보여주며 던지기도 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선 김하성을 비롯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자들에게 '한쪽 눈 감고 피칭'을 선보여 논란이 됐다. 이에 샌디에이고의 간판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바우어를 상대로 홈런을 친 직후 '한쪽 눈 가리기' 세리머니로 복수하기도 했다.
어찌 됐던 바우어는 꿈꾸던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채 '3일 휴식 후 등판'의 소원을 성취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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