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약속의 8회', 강팀의 신호다.
삼성 야구, 부쩍 끈끈해 졌다. 후반에 강하다.
그 중심에 구자욱이 있다.
구자욱은 5일 대전 한화전 0-1로 뒤진 8회초 1사 1,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피렐라의 역전타→강민호의 쐐기타가 이어졌다. 처음이 아니다. 구자욱은 지난달 28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도 0-1로 뒤진 8회말 김상수의 역전타에 이어진 싹쓸이 2루타로 역전승에 쐐기를 박았다.
5일 현재 0.343의 타율에 21타점, 22득점, 5홈런, 8도루. 빅볼과 스몰볼이 동시에 이뤄진다. 필요할 때 펑펑 장타를 생산하면서, 상황에 따라 기습 번트 안타도 만들어낸다. 심지어 단 한차례의 도루자도 없다.
구자욱은 "좋은 결과가 나오다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더 좋은 플레이를 만들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겸손해 한다.
그는 5일 한화전에서도 상대 선발 카펜터의 눈부신 호투 속에 맞은 4회 무사 2루에서 기습 번트 안타로 1,3루를 만들었다. 그는 "라이블리를 편하게 던지게끔 해주고 싶었다. 초구에 제 스윙을 했다가 실패했으니 적어도 진루를 시켜줘서 선취점을 올리도록 번트 시도했다"고 말했다. 철저히 자기 욕심을 버린 희생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지난해와 달라진 삼성에 대해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희생을 요구해도 불만이 없다. 사실 선수는 안타보다 진루타를 치는 게 마이너스다. 희생을 요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희생을 하기 때문에 팀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절정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구자욱 조차 상황에 따라 팀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모습. 최근 5년 간 만년 하위팀이었던 삼성이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비결이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는 선수, 새 외인 타자 피렐라다.
온 몸을 다해 100% 스윙을 돌리고, 최선을 다해 들소 처럼 뛴다. 잠시 잊고 있던 사자군단의 투지를 일깨운 이방인.
구자욱 조차 "같은 선수지만 멋있게 생각한다. 존경스럽고 보면서 항상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고마운 선수"라고 극찬을 했다.
흩어진 마음이 하나둘씩 모이면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삼성 선수들이 최근 느끼는 경이적 변화. 기적은 생각보다 가까운 데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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