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의외성의 경기다.
오죽하면 'BABIP(인플레이 타구 비율) 신'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일까.
둥근 공과 둥근 배트가 만나 벌어지는 무수한 변수들. 시즌 전 고사를 지내는 구단들도 제법 많았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 대전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해질 무렵,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6일 한화-삼성이 5번째 맞붙은 대전구장에도 찾아왔다.
0-2로 뒤진 한화의 3회말 공격.
선두 유장혁의 2루타와 정은원의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 대전 지역 일몰 시간이었던 오후 7시22분을 막 지나던 찰라, 2번 장운호가 백정현의 초구 높은 체인지업을 힘껏 때렸다. 우중간으로 솟구친 타구. 하지만 '수비의 달인' 박해민이 버티고 있었다. 발 빠른 박해민이 빠르게 공을 향해 돌아 뛰었다. 포구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돌아서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높이가 낮은 이글스파크 본부석 위로 붉은 파스텔 톤으로 노을진 하늘 속에 공이 잠겼다. 순간 타구 위치를 놓친 박해민은 주춤한 끝에 땅에 떨어지고 나서야 공을 급히 주워들었다. 중계실수까지 겹치면서 1,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단숨에 동점. 노시환의 후속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한화는 3-2 역전에 성공했다.
초반 끌려갈 뻔 했던 한화로선 분위기 반전을 가져온 행운의 타구. 반면, 경기 초반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삼성으로선 아쉬운 동점과 역전 상황이었다.
결국 한화는 연장 승부 끝에 10회말 2사 1,2루에서 터진 박정현의 끝내기 안타로 6대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팀의 시즌 첫 끝내기 승리. 개와 늑대의 시간이 홈팀 한화를 향해 미소지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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