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늘 경기 빼고 선발 포수로 5번 나왔는데, 경기를 다 졌다. 홈런도 치고, 팀도 이겨서 그나마 스트레스를 덜었다."
데뷔 8년만의 첫 홈런. 삼성 라이온즈 김민수의 표정은 밝았다.
'1위팀' 삼성은 7일 롯데 자이언츠에 4대1로 승리, 시즌 18승(11패)째를 거두며 1위를 질주했다. 2위 KT 위즈와의 차이를 2경기로 벌렸다. 반면 '꼴찌' 롯데는 9위 한화에 1.5경기 차이로 뒤처졌다.
이날 김민수는 롯데 선발 박세웅에 단 1안타로 틀어막히던 3회말, 0-0의 균형을 깨뜨리는 뜻밖의 선제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대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민수는 볼카운트 2볼에서 3구째 박세웅의 146㎞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까마득히 넘겼다. 공식 비거리는 128m.
김민수는 "난 8번 포수, 쉬운 타자니까 쉽게 카운트를 잡으러 올 것 같았다. 마음 놓고 앞에 두고 쳐봐야지 했는데 운 좋게 홈런이 됐다"며 미소지었다. "나도 어디까지 날아가는지 못봤다"는 너스레도 덧붙였다.
김민수는 신인 시절 깜짝 주전으로 기용된 한달여를 제외하면 만년 백업이었다. 한화 시절엔 트레이드로 영입된 조인성의 뒤를 받쳤고, 상무 시절엔 박세혁과 지재옥에게 밀렸다. 삼성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응민 나원탁 등을 줄줄이 지명하며 김민수에 대한 기대에 크지 않음을 드러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후배 김응민 김도환 등을 상대로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선수였다. 평균 타율 2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격 부진이 문제였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이날 데뷔 첫 홈런 포함 17타수 8안타(타율 0.471)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수비에서도 백정현의 전담포수로 활동하는 등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인터뷰는 이날이 처음 아닐까. 김민수는 "신인 시절 한화에서 한적이 있다"고 답했다. 당시 그를 주전포수로 밀어주던 김응용 전 감독이 '도루 저지 3할'이라며 인터뷰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것. 이듬해 삼성 입단 이후로는 첫 단독 인터뷰다. 김민수는 이날 자신의 방송 인터뷰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이정식 코치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데뷔 첫 승이나 첫 홈런을 친 선수는 선수단에게 '한턱'을 낸다. 김민수는 "시간 날 때 맛있는 거 사들고 라커룸을 찾아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8년만의 홈런인데, 8년치 못산 거 한꺼번에 사야죠. 사실 다른 선수들이 사는 거 보고 그동안 부러웠거든요."
상원고-영남대를 졸업하고 프로로 데뷔한지 8년, 어느덧 서른이 된 김민수의 진솔한 속내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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