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전날 '정신적 지주' 이대호의 희생정신이 팀 스피릿을 깨웠다. 노장 선발투수의 위기 관리도 볼만했다. 승부를 뒤집으며 승리의 꿈을 꿨다. 만루의 위기도 버텨내는 듯 했다. 마차도가 공을 떨어뜨리기 전까진.
롯데 자이언츠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전에서 6대8로 역전패했다.
결승점은 8회말 구승민을 상대로 삼성 김민수가 쏘아올린 2점 홈런이었지만, 롯데의 아쉬움은 그에 앞서 역전을 허용한 5회말 수비에 있었다.
롯데 선발 노경은은 1~2회 잇따라 1점씩을 내줬다. 하지만 후속타를 모두 병살타로 끊어내며 흐름을 바꿨다.
베테랑들의 승부욕도 불타올랐다. 올시즌 내내 부진하던 손아섭은 이날 리드오프로 전진배치됐다. 허문회 감독은 2번 타순에서 경기 전까지 OPS(출루율+장타율) 0.573에 그친 손아섭의 톱타자 발탁에 대해 "KBO 3000안타를 칠 선수는 믿어줘야한다. 선수를 쓰는 건 감독이다. 선수 말고 나를 욕하라"는 출사표까지 던졌다.
허 감독의 바람이 통한 걸까. 이날 손아섭은 3타수 2안타 2볼넷으로 네 차례의 출루에 도루 2개까지 더하며 맹활약했다. 홈런 포함 3타점을 올린 전준우, 올시즌 롯데의 첫 백투백 홈런을 쏘아올린 정훈과 마차도, 나란히 2안타를 기록한 이대호와 안치홍까지 타선 전반의 타격감이 돋보였다.
하지만 믿었던 마차도의 실책이 큰 파장을 불렀다. 선발 노경은은 5회 1사 만루의 위기에도 침착했다. 김상수를 3루 땅볼로 처리했고,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하던 구자욱의 날카로운 중전안타성 타구는 마차도의 완벽한 시프트에 정면 땅볼로 변모했다.
그런데 마차도가 공을 떨어뜨렸고, 그 사이 발빠른 구자욱은 1루에서 세이프. 끝날 이닝이 갑자기 동점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 다음 타자는 호세 피렐라. 피렐라는 좌측 펜스 상단을 맞추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시즌 2승을 꿈꾸던 노경은을 좌절시켰다. 전날 결승타의 주인공인 마차도 역시 미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6회 곧바로 정훈과 함께 속죄의 백투백 홈런을 쏘아올렸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롯데는 김대우가 6회 무사 1,2루에 등판, 2이닝 동안 실점 없이 42개의 공을 던지며 버텨냈고, 타선의 반격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신들린' 김민수의 한방을 막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시 최하위를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패배로 꼴찌 탈출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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