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 KBO리그 볼넷 숫자가 크게 늘었다.
9일까지 치러진 151경기서 나온 볼넷 숫자는 총 1367개로 경기당 평균 9.05개다. 최근 세 시즌 간 가장 높은 수치. 공인구 반발력이 낮게 조정된 첫해인 2019년(153경기 1129개, 경기당 7.38개)과 지난 시즌(152경기 1053개, 경기당 6.93개)보다 크게 늘었다. '타고투저 절정기'로 꼽히는 2017시즌(150경기 906개, 경기당 6.04개), 2018시즌(151경기 980개, 경기당 평균 6.49개)과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해진다.
스트라이크존 문제는 매 시즌 초반 거론됐던 부분. 그러나 올 시즌엔 유독 '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볼넷 숫자가 확연히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경기 질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야구계에선 큰 폭의 볼넷 증가 원인을 심판 평가 시스템에서 찾고 있다. KBO는 매 경기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투구 추적 시스템(PTS)으로 분석해 인사 고과에 25% 반영 중이다. PTS는 타자 위치, 신체 특성에 따라 바뀌는 가상의 존이 아닌 기계적 일관성과 정확성을 중시한다. 심판이 PTS가 요구하는 일관성과 정확성에 신경 쓰다 보니 보더라인에 걸치거나 반개 정도 빠진 공들도 스트라이크보다 볼 판정을 내리는 비율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KBO는 현재까지 스트라이크존 문제는 크게 없다는 평가. PTS 모니터링 결과 일관성은 지난해와 비슷하고 정확성은 미세하게 나아졌다고 보고 있다. 일부 차이는 매 시즌 초반 반복되는 감각의 차이에 시선을 두고 있다. 때문에 올 시즌은 '바늘구멍 존'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선 이런 KBO리그의 흐름이 결과적으로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김경문호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WBC, 프리미어12 등 국제 대회에서는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이 넓고 일관성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프로 출신 심판들도 포함되나 아마추어 심판이 주심으로 들어올 때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김경문호는 2019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에 머물 당시 비슷한 문제를 겪은 바 있다.
KBO리그와 공 1~2개 차이가 나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 타자들에겐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KBO리그의 한 지도자는 "지금의 흐름대로면 타자들이 도쿄올림픽에서 스트라이크존을 제대로 공략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자 역시 "시즌 기간 익숙해진 스트라이크 존이 단기간에 넓게 본다고 해서 적응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관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KBO,심판의 노력을 재단하거나 폄훼할 수 없다. 올림픽 성공을 위해 리그에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는 일. 그러나 13년 만에 올림픽에서 부활한 야구, 2008 베이징 금빛 환희의 재현을 바라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김경문호가 출항 전부터 내부에서 악재를 안고 가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곤란한 상황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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