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헤딩은 자신있어요."
센터백 치고는 작은 키(1m82), 하지만 자신 보다 한뼘이나 큰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다.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3대1 수원FC 승)에서 머리로만 두방, 프로 첫 멀티골을 성공시킨 '골넣는 수비수' 조유민(25·수원FC)의 무기는 단연 '헤더'다. 대학까지 스트라이커를 봤던 조유민은 프로 입성 후 센터백으로 전향했다. 스트라이커로 뛸 때도 강력했던 그의 헤더는 수비수로 변신한 후 더욱 빛을 보고 있다. 조유민은 "고등학교 2학년때 득점왕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20골을 조금 넘게 넣었다. 헤더로만 18골인가를 넣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키가 큰 편이 아니라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어렸을 때부터 볼을 메달아 두고 저녁 내내 헤딩연습만 했다. 그러면서 타이밍을 알아가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내 무기가 됐다"고 웃었다.
센터백 전향은 조유민에게 신의 한수가 됐다. 조유민은 "스트라이커로 뛰었다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됐을텐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까지 가고 금메달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고 했다. 낯선 포지션이다 보니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조유민은 "포지션 잡는게 확실히 힘들었다. 아무래도 공격수 출신이다보니 2대1 패스 주고 뛰어나가는게 익숙했는데, 센터백은 자기 자리를 지켜야 했다. 욕도 많이 먹었다"고 했다.
그럴수록 공부에 몰두했다. 영상을 통해 센터백을 알아갔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라모스를 좋아한다. 영상을 많이 보고 배웠다. 국내 선수 중에는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플레이를 주의깊게 봤다"고 했다. 이어 김학범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는데 "아시안게임 당시 김학범 감독님에게 배우면서 수비에 대해 많이 눈을 뜬 것 같다"고 했다.
조유민에게 올 시즌은 중요하다. K리그2에서 정상급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했지만, K리그1은 첫 경험이다. 그는 "올해가 K리그1 데뷔 시즌이다. K리그2 선수라는 딱지를 떼고 경쟁력을 인정받고 싶었다"고 했다. 대대적인 선수 영입에 나선 수원FC는 특히 수비쪽 보강에 집중했다. 조유민의 포지션에 박지수 윤영선 등 국대급 선수들이 가세했다. 조유민은 "경험 많은 형들이 와서 좋았다. 빨리 친해져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지만, 한편으로는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있었다"고 했다.
초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조유민은 조금씩 기회를 늘려나갔다. 그는 "처음에는 힘들었다. 확실히 템포가 다르더라. 일류첸코 같은 선수는 이전 상대했던 선수들과 비교해 클래스가 달랐다. 빨리 적응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수비 파트너' 박지수의 계속된 불운으로 고생했다. 조유민은 "너무 안쓰러웠다.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는데, '힘내세요'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다. 지수형은 오히려 '미안하다. 나때문에 너까지 안되게 하는 것 같다' 그러는데, 나는 그때마다 '형이 뭘해도 형 편'이라고 했다"고 했다.
조유민은 이제 어엿한 K리그1 정상급 센터백으로 성장하고 있다. 월드컵 2차예선을 앞두고 변화를 준비 중인 벤투호가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조유민은 "사실 아시안게임 끝나고 함께 하던 선수들이 A대표팀에 가는 것을 보고 부럽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았던 기억들이 많아서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지금 워낙 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차분히 리그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조유민은 "올해 목표가 6강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우리끼리는 한번만 풀리면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남은 시즌 목표를 향해 나아갈 생각"이라고 했다. 벌써 3골, 골넣는 수비수니 득점 목표가 있을 것 같아 물었더니 '수비수' 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골은 안넣어도 되요. 대신 무실점 하고 싶어요. 이제는 안먹는게 더 좋더라고요."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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