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가장 인기가 많은 종목이 됐으면 좋겠다."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이 지난 7일 챔피언결정 3차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9일 4차전이 공중파(KBS)에서 중계된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다.
공중파에서 정말 오랜만에 프로농구 챔프전을 송출한다니 반가웠던 모양이다.
이런 심정은 비단 김 감독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모든 농구계 종사자들은 그동안 기회만 되면 "농구대잔치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후발 주자 프로배구에는 밀리지 않았으면…"이라고 말해왔다.
이들은 명색이 챔프전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잔치인 만큼 주목받기를 바랐다. 이슈가 될 만한 요소도 많았다. 복귀하자마자 통합우승을 노리는 전창진 감독(전주 KCC), 감독 사제간의 대결, '설교수' 설린저(KGC)의 돌풍, KGC의 플레이오프(PO) 연승 행진 등이다.
한데 주변에서 "잔칫상에 재가 뿌려졌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주인공이 KCC-KGC가 안됐다"도 말도 나왔다. 챔프전 이슈를 덮어버린 일들이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불길한 징조는 지난 4월 29일 KCC와 인천 전자랜드의 4강 5차전 때부터 시작됐다. 2연승-2연패를 주고받은 두 팀. 올 시즌 PO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경기였다.
한데 경기 몇 시간 앞두고 울산 현대모비스 기승호의 음주폭행 사건 뉴스가 터졌다. 이날 오전 서울 SK의 전희철 신임 감독 선임 소식을 많이 본 뉴스 랭킹에서 순식간에 밀어낼 만큼 파장이 컸다.
이튿날인 30일 챔프전 미디어데이와 한국농구연맹(KBL)의 기승호 사건 재정위원회가 몇 시간 간격을 두고 열렸다. 미디어데이는 이미 결정된 행사이고, 재정위는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급하게 잡다 보니 날짜가 겹쳤다. 설상가상으로 김진영(서울 삼성)의 '음주운전 사고'까지 드러났다. 결국 챔프전 분위기를 띄우려고 했던 미디어데이는 양대 음주 파문에 묻히고 말았다.
이들 음주 관련 사건의 파장이 컸던 까닭에 관련 이슈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1차전(3일)이 열렸다. 설린저의 맹활약으로 '설교수 이슈'가 다시 부각될 즈음 2차전(5일)을 앞둔 4일 오전-오후에 걸쳐 KBL 재정위의 김진영에 대한 징계 결과, 현대모비스-삼성 구단의 자체 징계안이 발표됐다.
3차전이 열린 7일 챔프전을 김 빠지게 만드는 외부 관심사가 또 부각됐다. KBL의 사과문과 장재석의 수술 뉴스, 대한농구협회의 국가대표 예비엔트리(24명) 발표다. KBL의 사과문은 음주 파문의 연장선으로, 연맹 직원이 기승호 사건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외부에 유출한 사실까지 불거져 공개 사과에 나선 것. 기승호의 음주폭행으로 골정상을 입은 장재석이 큰 수술을 받은 가운데 대표팀에 합류할지 여부가 관심사였기에 관련 뉴스 역시 챔프전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나마 9일 4차전에서 KGC가 PO 사상 첫 무패(최다 10연승) 기록으로 챔피언에 오르면서 오롯이 챔프전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야구를 피해 오후 1시40분에 공중파 중계에 편성된 것은 아쉬운 뒷맛이었다.
한 농구계 관계자는 "챔프전 기간 동안 이번 시즌처럼 챔프전과 관련 없는 농구 이슈가 더 부각된 것은 처음"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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