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영화계 모두 생각지도 못한 비보에 애통하고 탄식을 금치 못하겠네요. 황망합니다. 정말."
한국 공포 영화의 바이블인 '여고괴담' 시리즈의 제작자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의 부고 소식에 '여고괴담2'(99)로 데뷔한 민규동 감독이 애통한 마음을 털어놨다.
민규동 감독은 12일 오후 스포츠조선을 통해 "고인은 이미 많은 분이 기억하고 있길 늘 유머스러웠고 영화계 든든한 맏형과 같은 분이셨다. 인상은 굉장히 강렬하지만 사실 그 내면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이여서 한 번 알고나면 모두가 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었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민 감독에게 고(故) 이춘연 대표은 영화계 아버지와 같은 분 그 자체였다. 민규동 감독의 데뷔작인 '여고괴담2'를 제작한 제작자가 이춘연 대표였기 때문. 그는 "나에게는 영화 감독으로 지금가지 살 수 있게 만들어준 분이시다. 내 삶의 이정표를 결정해준 분이다. 또 나와 홍지영 감독의 결혼식 주례를 서준 분이기도 하다. 아직도 기억이 선 한게, 그때 이 대표의 나이가 50세쯤 됐을 때였다. '이 나이에 무슨 주례냐'고 사양을 했는데 아무래도 나와 아내 홍 감독에 대한 애정으로 주례를 승락했고 결혼을 아낌없이 축하해줬다. 이춘연 대표는 나를 데뷔시킨 제작자이기도 했지만 홍 감독에게도 인연이 깊다. 홍 감독은 씨네2000에서 조감독부터 시작해 상업영화까지 입봉했다. 우리 두사람에게 인연이 깊은 분이다"고 추억했다.
고인을 떠올리던 민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늘 쉽지 않고 엎어질 일도 굉장히 많다. 그때마다 흔들리지 않고 믿음을 준 유일한 분이다. 늘 일희일비하지 않고 진중하고 이해심이 있으셨던 기억이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지난 3월 말 열린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영화계 주요 단체 대표들의 미팅 자리에서 본 기억이 마지막이다. 그때도 고인은 작은 영화가 만들어지는데 어려움이 많은데 그런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정책을 부탁한다고 장관에게 어필을 많이 했다. 마지막까지 정말 부지런하게 단편 영화제 회의에 참석하셨는데 오로지 영화만 생각하신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영화계 현장이라면 어딜가나 있으셨던 분이다. 그렇게 부지런하기도 쉽지 않은데 어떤 행사든 자리를 빛내 주고 늘 영화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나는 그저 이춘연 대표가 거느린 수없이 많은 팬들 중 하나였다. 많은 팬들이 그가 떠난 뒤 슬픔의 소회를 올리는걸 보니 정말 열심히 잘 사셨구나 싶다. '나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돌아보게 된 순간이다"고 곱씹었다.
마지막으로 "너무 아쉬운 건 평소 건강관리도 잘하셨는데, 주변과 사람들에게 정리할 틈을 안 주고 떠나셨다는 것이다. 나를 비롯해 '여고괴담' 시리즈의 김태용 감독, 박관수 프로듀서 등 어제(11일) 탄식을 금치 못했다. 긴 이야기를 할 수 없는 황망함이 가득하다"고 헛헛한 마음을 전했다.
앞서 '영화인들의 맏형'으로 불리는 한국 영화계 큰 별 이춘연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장례식은 영화인 장으로 치르며 빈소는 서울 성모병원(서울 반포동) 31호실, 영결식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진행된다. 조문은 12일 오후 5시 부터 가능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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