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3일 잠실벌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의 난타전. 양팀 합계 31안타, 27득점이 쏟아졌다. 두산은 키움보다 3개 많은 17안타를 폭발시켰지만, 아쉽게 13대14로 석패했다.
사실 1회 초만 보면 키움의 압승이 예상됐던 승부였다. 키움 타선은 2사 이후 1볼넷, 5안타를 폭발시키며 5점을 생산해냈다. 특히 전병우는 2사 만루 상황에서 생애 두 번째 선발등판한 조제영을 상대로 싹쓸이 좌전 2루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키움이 마치 잠자던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모습이었다. 두산은 0-6으로 뒤진 2회 말부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팔꿈치 통증과 재활 이후 시즌 첫 선발등판한 이승호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추격 레이스의 시작은 홈런이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호세 페르난데스가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이어 2사 3루 상황에서 9번 타자 장승현의 우전 적시타가 터졌다.
점수차가 벌어지면 쫓아갔다. 포기하지 않았다. 3-7로 뒤진 3회 말에는 무사 1, 3루 상황에서 페르난데스의 적시타, 무사 만루 만루 상황에선 대타 오재원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5-7, 2점차로 따라붙었다. 비록 아웃은 되더라도 희생 타점을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회부터 5회까지 14점을 내준 마운드가 6회부터 9회까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자 타선은 추격할 동력을 얻었다. 7회 빅이닝을 만들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박건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다. 2사 2루 상황에선 페르난데스가 2루 주자 박건우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5타점을 완성시켰다.
두산의 하위타선은 '프리패스'가 아니었다. 12-14, 2점차로 바짝 추격한 8회에도 1사 1루 상황에서 7회부터 장승현 대신 대타로 나선 최용제가 '공격형 포수'의 위엄을 드러냈다. 7회에도 중전 안타로 빅이닝의 발판을 마련해 득점까지 성공했던 최용제는 8회 1사 1루 상황에서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두산의 맹추격은 여기까지였다. 13-14, 1점차로 뒤쫓은 9회 말 키움 마무리 조상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옥에 티'는 김재환이었다. 6차례나 타석에 들어섰지만, 1안타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4회 무사 3루, 5회 2사 2루, 7회 1사 2루 찬스가 있었음에도 1타점도 올리지 못했다. 9회에는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솔로포 한 방이면 동점을 만들 수 있었지만, 삼진으로 물러났다. 리그 타점 1위의 위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이날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재환의 체력을 고려해 좌익수 대신 지명타자로 전환시키고, 양석환에게 휴식을 준 뒤 8회 대타로 활용했다. 그러면서 양석환이 지키던 1루수는 페르난데스에게 맡겼다. 김 감독의 디테일에 김재환이 응답하지 못한 건 진한 아쉬움이었다.
그래도 "져도 두산답게 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팀 타율(0.290)과 팀 득점권 타율(0.302) 1위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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