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실 자기 역할은 아니다. 베테랑은 더 중요할 때 나가야하는데…공은 좋더라."
두산 베어스는 13일 키움 히어로즈와 4시간 10분의 혈투 끝에 13-14로 1점차 패배를 당했다.
마냥 아쉬운 패배는 아니었다. 두산이 6-14로 뒤지던 경기를 1점차까지 따라간 경기였기 ??문.
14일 SSG 랜더스 브리핑에 임한 김태형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김 감독은 "아쉽긴 하지만, 무기력하게 끝나는 것보다 낫다"며 웃었다. 이어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온 점은 오늘 경기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드러냈다.
두산의 이 같은 반격은 베테랑 장원준의 역투가 큰 힘이 됐다. 장원준은 6-12로 뒤진 4회 등판, 3이닝 동안 48구를 던지며 2실점으로 버텨 반전의 발판 역할을 해냈다. 김 감독은 "사실 그게 장원준의 역할은 아니다. 어린 선수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웃은 뒤 "그래도 밸런스가 좋았다. 공이 괜찮더라"고 평했다.
하지만 올시즌 장원준의 성적은 6경기 5.2이닝 평균자책점 4.76. 원포인트 릴리프 내지 추격조 역할을 맡고 있다. 2015년 FA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래 3년간 41승을 따낸 토종 에이스. 특히 포스트시즌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왕조' 두산을 이끌었던 선수에겐 초라한 현실이다.
왕년의 에이스를 바라보는 사령탑의 속내도 복잡하다. 2018년 이후 사실상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 지난해에도 두 차례 선발 기회를 줬지만, 5⅔이닝 평균자책점 12.71의 참담한 성적만 남겼다.
김 감독은 "베테랑이 나이를 먹을수록 중요한 순간에 나가면 더 부담이 큰 것 같다. 힘이 많이 들어간다"면서 "야구는 참 쉽지 않다. 나이먹을수록 점점 어렵기 마련"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안쓰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어 "어제 같은 공은 좋았다. 공 자체는 충분히 통할만하다"면서 "상황에 따라 투입할 시기를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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