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지시완(27)이 1군 콜업과 동시에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12일 시즌 두 번째 1군 진입에 성공한 지시완은 빠르게 출전 경기 수를 늘려가고 있다. 13일 사직 SSG전부터는 사실상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18일까지 타율 4할1푼2리(17타수 7안타), 도루 저지율은 5할이다.
표본은 적지만 앞서 1군 포수 마스크를 쓴 김준태와 강태율을 압도하는 퍼포먼스. 김준태는 타율 2할5푼에 3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나, 도루저지율이 2할5푼에 그쳤다. 강태율은 도루저지율(3할7푼5리)은 그나마 낫지만, 타율은 1할로 바닥을 찍었다.
2019시즌을 마친 뒤 한화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지시완은 안방 불안을 해결해줄 선수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허문회 전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허 감독이 개막엔트리 탈락 이유로 지시완의 수비 능력을 거론하며 "나처럼 반쪽짜리 선수가 되면 안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시완은 사생활 문제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며 허망하게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엔 개막엔트리에 진입했으나 김준태 강태율에 밀려 기회를 잡지 못한 채 2군행을 통보받았으나, 래리 서튼 감독 체제 전환 뒤 기회를 받고 있다.
지시완의 맹활약은 롯데에게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성민규 단장 주도하에 육성과 프로세스 정립에 초점을 둔 운영을 했다. 지시완의 트레이드 영입을 비롯해 2차 드래프트에서 외야수 최민재 영입 및 외야수 전준우의 1루수 변신, 내야수 강로한 고승민의 외야수 전환, 방출 선수 신동훈 장원삼, 외부 FA 안치홍 영입, 전병우-차재용을 내주고 추재현을 데려오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러나 올해 롯데가 내야수로 KBO에 등록한 전준우는 여전히 외야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외야 대체 자원으로 꼽았던 강로한뿐만 아니라 최민재 추재현은 여전히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고승민은 사생활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군에 입대했고, 신동훈 장원삼은 1년 만에 방출됐다. 올해 2년 총액 26억원 계약 마지막 해인 안치홍이 3할 타율로 분투하고 있으나, 구단-선수 상호 계약 연장 조항(2년 최대 31억원)을 발동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들 외에 지난해 선발 기회를 잡은 이승헌은 성 단장 취임 이전부터 롯데가 차세대 투수로 육성 중이었고,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나균안은 가능성을 드러냈으나 아직 표본 수가 적다. 이런 점을 돌아보면 결국 지시완이 롯데가 펼친 '프로세스 야구'의 첫 성공작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지시완은 서튼 감독 체제에서 충분히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퓨처스(2군)에서 '프로세스 실행자'로 선수들을 이끌었던 서튼 감독은 지시완의 강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 투수진과의 호흡이 관건이나, 쾌활한 성격의 지시완이 강점을 잘 살린다면 동료들의 신뢰를 얻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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