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마 몸에 맞고 기분이 좋았나 보다."
기적 같은 역전승.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홍창기가 깨알 같은 비하인드를 전했다.
LG 트윈스는 19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6대5 대역전승을 거뒀다. 0-5의 불리함을 뒤집은 격한 승부, 최근 NC전 상대전적 7연승(무승부 포함)을 내달렸다.
7회 1점을 시작으로 추격전이 시작되자 LG 더그아웃은 시종일관 떠들썩했다. 그도 그럴 것이, LG는 NC 선발 신민혁을 상대로 5회까지 단 한번도 선두 타자가 누상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6회 정주현을 시작으로 매회 선두타자가 출루하며 매회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다.
추격이 생각만큼 쉽진 않았다. 채은성의 홈런성 타구가 잠실구장 담장을 높인 철망에 맞고 나오는 등 불운도 겹쳤다. 하지만 착실하게 기회를 살려 따라붙었고, 그렇게 1점 뒤진 채 9회말이 시작됐다. 첫 타자는 이날 선발 이상영의 등판에 맞춰 선발 출전한 신예 포수 김재성.
그런데 다시 변수가 생겼다. NC 마무리 원종현의 초구가 김재성의 몸쪽으로 향한 것. 김재성은 피하지 않고 허벅지 쪽에 공을 맞았다.
다음 순간 김재성은 마치 홈런이라도 친 것처럼 LG 더그아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짧은 세리머니를 했다. LG 선수들도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그렇게 분위기를 끌어올린 LG는 9회말 김현수의 희생플라이, 10회말 홍창기의 끝내기 안타로 길었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경기 후 히어로 인터뷰에 임한 홍창기는 김재성의 '데드볼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에 밝게 웃었다.
"지고 있었으니까, 더그아웃에서 저희끼리 '출루하자! 1명만 나가자!'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김재성이 몸에 볼을 맞으니까, 아마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세리머니를 하더라."
김재성은 지난해까지 1군 경기 출전이 단 12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시즌 유강남의 뒤를 받치는 든든한 백업포수로 다시 태어났다.
이날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김재성에 대해 "입단할 때는 넘버원 포수였는데, 작년 이전까지만 해도 사실 2군에서도 평가가 썩 좋지 않았다. 순번에서 밀려있던 선수"라고 고백했다.
이어 "작년에 김정민 코치가 '감독님,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보시죠'라고 추천하더라. 정말 확 달라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초반에 실수도 좀 있었지만, 갈수록 여유를 찾는 것 같다. 자신감이 붙었다. 날이 더워지면 출전기회가 좀더 많아질 것 같다. 대타로도 활용할 예정"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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