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한화 이글스)은 자기 관리에 철저한 지도자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부대끼길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스스로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도 거르지 않는다. 긴 시즌을 치르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해야 팀을 이끌 수 있다는 확고한 철학을 안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표출하는 열정은 여느 남미 출신과 못지 않지만, 선수단의 방향성과 성장 과정을 설명할 때는 진중하면서도 확고한 신념을 드러낸다.
이런 수베로 감독에게도 '난감한' 부분이 있다. 최근 이어지는 '술 선물'이 바로 그것. 수베로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이후 홈 경기 때마다 상대팀 감독에게 '인삼 세트'를 선물하며 우애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맷 윌리엄스 감독이 시작한 선물 릴레이의 연장선. 윌리엄스 감독이 직접 선물을 마련해 상대팀 지도자에 전달하면서 한국 야구 문화를 이해해갔던 긍정적인 모습을 따라가고 있다. 수베로 감독의 마음이 담긴 선물에 타 구단도 답례품을 전달하는 훈훈한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팀들은 소주병에 수베로 감독의 이름을 직접 적어 전달하며 정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수베로 감독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수베로 감독은 평소 술, 담배는 물론 커피도 썩 즐기지 않을 정도로 절제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탄산수,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마음을 담아 준비한 상대팀 사령탑의 선물을 마다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대해 수베로 감독은 파안대소한 뒤 "일단 사무실 옆에 쌓아놓고 있다. 어떻게 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소주병에 내 이름까지 새겨줬다.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미국에서도 지도자들끼리 소통하는 시간이 있지만, 차이점은 한국과 달리 선물을 주고 받진 않는다는 점"이라며 "서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 굉장히 좋은 문화"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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