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또 엇갈린 운명.'
남자프로농구 2020∼2021시즌이 끝난 뒤 가장 큰 관심 인물은 송교창(25)과 이재도(30)였다.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두 스타는 지난 시즌 영광의 순간을 나눠가졌다. 송교창은 KCC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뒤 고졸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이후 둘의 운명이 처음 엇갈렸다. 송교창이 정규리그에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불의의 발 부상을 하는 바람에 정규리그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반면 이재도는 송교창이 부상을 참고 뛴 KCC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좋은 활약을 하며 팀의 세 번째 챔피언 등극을 도왔다. 정작 마지막에 웃은 이는 이재도였던 셈.
이후 FA시장이 열렸고, 포워드(송교창)-가드(이재도) 부문에서 최고를 입증한 둘의 가치는 급상승했다. 굳이 구분하자면 장신(2m) 포워드에 공격-수비력, 장래성을 두루 갖춘 송교창이 '특급 최대어'였고 이재도는 '최대어'였다.
코트 안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운명은 코트 밖 FA시장에서 또 갈렸다. 송교창은 남고, 이재도는 떠났다. 송교창이 KCC에서 익숙한 동료들고 함께 챔피언에 재도전하게 된 반면, 이재도는 챔피언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별해 새출발을 해야 한다.
먼저 이재도가 FA 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그는 지난 21일 창원 LG행을 최종 선택했다.
<스포츠조선 5월 21일 단독보도>
LG로부터 3년 계약에 첫 시즌 연봉 7억원을 받는다. 지난 2013년 부산 KT에서 프로 데뷔한 뒤 2017년 11월부터 KGC에서 뛰어 온 그에게는 3번째 팀이다. 계약기간, 연봉 등에서 이재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기에 LG를 선택했다.
원 소속팀 KGC가 LG 구단-이재도의 최종 만남 직전까지 협상을 갖고 5억원대의 연봉에 같은 계약기간(3년)을 제시하고, 챔피언 '동지'들과 계속 동행해 줄 것을 설득했지만 이재도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이재도는 다른 구단들과도 접촉했지만 자신이 희망했던 '계약기간 3년' 등의 조건에서 절충점을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송교창은 '의리'를 선택했다. 2015년 고졸 선수로 KCC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를 밟은 그는 이번에 처음 FA 자격을 얻었다. '고졸 성공신화'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일취월장한 터라 이번 FA시장에서 송교창을 탐내는 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송교창의 FA시장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한때 '송교창이 4번 포지션(파워포워드)을 맡는 게 버거워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그때마다 KCC 구단이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KCC는 송교창을 붙잡기 위해 사활을 걸었고, 일찌감치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교창도 FA시장을 앞두고 "KCC는 내게 가장 중요한 팀"이라며 이변이 없는 한 재계약을 염두에 두기도 했다. 타 구단에서 이른바 찔러보기는 했지만 KCC의 방어벽이 워낙 높았던 데다 기존 선수와의 포지션 중복, 샐러리캡 제약 등의 이유로 가까이 접근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24일 낮 12시 FA 자율협상 마감을 앞두고 송교창과의 계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계약기간은 5년, 연봉은 올해 FA 가운데 최고액을 기록하는 수준의 대우다.
보통 젊은 FA 선수는 이재도처럼 계약기간 3년 정도를 원한다. 3년 뒤 몸값을 더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염두에 둬서다. 하지만 송교창은 자신을 키워준 KCC, 챔프전 한풀이, 내년 군 입대 등을 감안해 '양보'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러주는 곳'이 없던 귀화선수 라건아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KCC. 또다른 FA 이진욱과 재계약하는 대신 별다른 FA 영입을 하지 않는 등 '안정 속의 변화'로 새시즌을 준비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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