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같은 현상도 '관점'을 달리하면,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 '물 반 컵'의 비유를 생각하면 된다. '물이 반 밖에 안 찼다'고 실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이는 '물이 반이나 채워졌다'고 반기기도 한다. 아무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운을 좀 더 쉽게 차리는 쪽은 후자일 것이다.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더 나은 상황을 도모할 힘을 얻기 때문이다.
K리그1 강원FC를 이끌고 있는 김병수 감독도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애써 긍정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며 '반격의 그날'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승리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그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희망을 품고, 좋은 면을 바라보며 어려운 현실을 그저 버텨내는 것 뿐이다.
그래서 김 감독은 말한다. "승리가 없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지만, 동시에 희망적으로 보면 우리는 지지 않고 있기도 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 시즌 강원은 좀처럼 잘 풀리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의 말마따나 '참 이상한 시즌'이다. 울산 현대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뜻밖의 '오대영 참패'를 당하면서 출발이 좋지 못했다. 이 0대5 참패의 여파는 다음 포항 스틸러스전 1대3 패배로 이어졌다. 감독과 선수 모두 혼란스러웠던 출발. 간신히 이를 수습하고, 수비진을 안정화 시키는 가 했는데 이번에는 연쇄 부상의 악령이 찾아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수의 핵심인 고무열과 임채민이 경기를 치르고 얌전히 귀가하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어이없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구단의 관리 실패도, 선수들의 부주의도 아니었다. 그저 '운이 지독히 없었다'고 밖에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계속 벌어진 것. 당연히 전력은 애초 구상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고, 팀은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뭔가를 해보려고 해도, 가용 인원 자체가 부족한 상황까지 왔다. 급기야 김 감독은 지난 23일 춘천 홈구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경기에 올해 고졸 신인 양현준을 측면 공격수로 선발 투입하는 과감한 용병술까지 보여줬다. 써볼 수 있는 카드는 전부 써보겠다는 의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은 계속 승리와 인연이 없다. 이날 서울전에서도 종료 직전 페널티킥까지 얻었지만, 이를 실패해 0대0으로 비겼다. 지난 4월 10일 대구전 승리(3대0) 이후 한달 보름 가까이 8경기 동안 승리의 맛을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강원이 8경기에서 계속 무너진 것은 아니다. 상위팀인 전북, 울산, 포항 등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을 포함해 5번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거의 이길 뻔하다 비긴 적도 많다. 전북전(4월24일)과 포항전(5월9일) 울산전(5월12일)은 모두 강원이 앞서가다가 동점을 허용한 경우다. 김 감독은 이런 아쉬운 패배들을 언급하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꿋꿋하게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지 않는 것에는 선수들의 투혼과 하고자 하는 의지, 하나로 뭉치는 힘이 담겨있다. 우리 선수들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가장 힘들어할 선수들을 다독였다. 긍정의 관점으로 선수들을 끌어안는 방법. 핵심선수들을 부상으로 잃은 지금의 강원에 가장 필요한 지휘 전술이다. 아직 시즌은 절반이상 남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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