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광주일고 3학년 시절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 평균은 130km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1차 지명 루키로 KIA 유니폼을 입은 정해영(20)은 그야말로 '히트상품'이었다. 선발 빼고 모든 상황에 투입돼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 결과, 38⅓이닝 동안 5승4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불펜 신인이 낼 수 있는 최대치를 찍었다.
올 시즌 보직은 '클로저'였다. 지난해 마무리로 뛰었던 전상현이 어깨 관절와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정명원 KIA 투수 코치는 9회 승리를 매조지할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투수를 찾았고, 정해영에게 역할을 맡겼다.
4월은 구름 위를 걸었다. 11경기에서 3승1패 3세이브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0.69에 불과했다. 지난달 17일 문학 SSG전에서 1실점한 것을 빼곤 10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지난달 6일 고척 키움전에선 2이닝, 지난달 14일 광주 롯데전에선 2⅓이닝, 지난달 22일 잠실 LG전에선 2이닝 등 멀티이닝 소화도 문제없었다.
하지만 불안요소도 있었다. 볼넷이 많았다. 지난달 22일 잠실 LG전에선 승리를 챙겼지만, 2이닝 동안 5개의 볼넷을 허용하기도. 안타와 볼넷 없이 깔끔하게 승리의 마침표를 찍은 경기가 네 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그 여파를 5월에 맞았다. 지난 9일 광주 두산전에선 2안타, 볼넷 2개, 사구 1개로 2실점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 19일 광주 SSG전에선 시즌 첫 홈런을 얻어맞았는데 추신수에게 그랜드 슬램을 허용했다. 역시 이날도 볼넷 두 개가 화근이었다.
하지만 이후 깔끔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눈길을 끌었던 건 지난 26일 광주 키움전이었다. 3-2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퍼펙트하게 지웠다.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공격적인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첫 타자 전병우에게 초구 볼을 기록했지만, 이후 직구와 슬라이더를 섞어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었다. 후속 김웅빈에게는 슬라이더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유인구없이 147km짜리 돌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압권은 마지막 김혜성과의 승부였다. 역시 두 개의 공으로 0B2S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연출한 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장착한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인했지만, 타자가 속지 않아 2B2S로 바뀌었다. 이 때부터 정해영은 돌아가지 않았다. 계속해서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꽂았다. 김혜성은 커트해내기에 바빴다. 결국 승자는 정해영이었다. 11구까지 간 승부 끝에 정해영이 149km짜리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시원한 '삼진쇼'로 짜릿한 한 점차 역전승을 지켜낸 것도 박수받을 만했지만, 인상적이었던 건 정해영의 구속이었다. 최고 149km를 찍었다. 마지막 삼진을 잡을 때 던지는 구속은 146~149km까지 찍혔다. 고교 때 최고구속이 140km 초반에 머물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기술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등판 간격이 7일→3일→4일로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어깨가 지칠 틈이 없는 것도 구속 향상의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정해영은 특급 마무리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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