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볼넷 때문에 실점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하소연이다.
기록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29일 현재 45경기를 치른 한화의 볼넷 수는 243개로 전체 1위다. 9이닝 당 볼넷 수(5.55개), 볼넷 대비 삼진(K/BB·1.33) 모두 리그 최하위다. 안타-홈런 등 상대가 잘해서 내주는 점수보다 투수가 볼넷으로 스스로 무너지면서 허용하는 '공짜 점수'가 너무 많다.
좀처럼 나아질지 모르는 '볼질'은 새로운 불명예를 향한 걱정을 키우고 있다. 한화가 이대로 144경기를 마치게 되면 총 799볼넷을 기록하게 된다. 종전 KBO리그 한 시즌 팀 최다 볼넷 허용 기록은 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670개다.
수베로 감독은 투수들의 구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의 수 싸움보다 볼 카운트-상황별 투구에서 심적 압박감을 제대로 떨쳐내지 못하는 것을 볼넷 남발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런 한화 마운드의 문제점은 사실 시즌 개막 전부터 꾸준히 거론됐다. 젊은 투수들을 중용하면서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는 '자신감'을 개선하기 위해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3구 내 승부'를 강조했다. 투수의 공격적 승부를 뒷받침하기 위해 타자 성향-볼카운트 등에 따른 시프트 전략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시즌 개막 후 개선된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예년보다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스트라이크존 문제까지 겹치면서 투수 대다수가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눈치다.
볼넷은 투수가 피해야 할 금기로 꼽힌다. 현장 지도자 대부분이 "안타-홈런을 맞더라도 볼넷은 내주지 말라"고 한다. 출루, 실점 위기 허용이라는 단순한 결과 뿐만 아니라 투구 수 증가로 인한 체력 부담, 밸런스 문제가 결국 다음 투구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 볼넷 숫자에서 한화의 뒤를 따르고 있는 KIA(229개)는 경각심을 키우고자 자체적으로 '벌금 제도'까지 시행할 정도다.
리빌딩 시즌을 선언한 한화의 볼넷 숫자 줄이기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포수의 영리한 리드, 수비 도움도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마운드에 서는 투수 스스로의 자각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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