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볼넷 노이로제'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최근 한화 이글스의 행보가 그렇다. 9이닝당 볼넷 수가 5.55개로 리그 최다다. 두 자릿수 볼넷을 기록하는 경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레전드' 김태균(39)의 은퇴식이 펼쳐진 29일 대전 SSG전에서도 10개의 '볼넷쇼'를 펼치면서 2대6으로 졌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투수들이 1군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강조했지만, 한화 투수들의 '볼질'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30일 선발 등판한 장시환(34)도 이런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SSG 타선을 상대로 4이닝 총 91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5개의 볼넷을 내줬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더 문제였다. 첫 볼넷을 내준 추신수와의 승부 때는 1B2S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직구, 슬라이더, 커브를 차례로 뿌렸으나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2회초 무사 1, 2루에선 이흥련이 두 번이나 번트에 실패했으나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선취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추가점을 내준 5회초 1사 1루에서 최주환과 1B1S에서 볼 3개를 던지며 주자가 모였고, 결국 정의윤에 결승타를 맞았다. 23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장시환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39%에 불과했다. 전체 투구 스트라이크 비중도 53%였다. 적극적인 스트라이크존 공략과는 거리가 먼 투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를 찍었지만, 의미 없는 숫자였다.
롯데 시절인 2019년 불펜에서 선발 전환한 장시환은 위력적인 구위를 갖추고 있으나 제구 숙제 해결이 관건으로 꼽혔다. 사실상 풀타임 선발 첫 해였던 지난해엔 9이닝당 볼넷(5.02), 볼넷 대비 삼진(K/BB·1.55) 모두 저조한 수치에 그친 바 있다.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복귀한 올해 1, 2군을 오가며 감각을 끌어 올렸으나 여전히 볼넷 숫제를 풀지 못했다.
이날 한화는 SSG에 1대3으로 져 주말 3연전 스윕패에 그쳤다. 4연패 중이었던 장시환은 반전을 노렸으나 또 다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볼넷 숫자를 보면 승리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었을지도 모른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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