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선발 등판했지만, 소속팀에겐 승부가 간절하지 않았다. 마이크 실트 감독의 말처럼 '쉬어가는 경기'였다.
김광현은 3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전에 출격, 패전투수가 됐다.
5이닝 9안타 4실점(1볼넷 1삼진). 선발투수의 미덕인 5이닝은 버텼지만, 미국 무대 데뷔 이래 최다인 9개의 안타를 내줬다. 세인트루이스가 2점을 먼저 올렸지만 김광현이 4실점하면서 리드를 허용했고, 2번째 투수 타일러 웹이 무너지면서 그대로 승부가 결정지어졌다. 애리조나는 13연패를 탈출했다. 투구수는 92개.
올시즌 선발 한자리를 확고하게 꿰찼지만, 이날 패배로 최근 3연패다. 4월 23일 시즌 첫승 이후 6경기 연속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3.09에서 3.65로 올라갔다.
이날 경기 후 김광현은 "공이 가운데로 많이 몰렸다"며 제구가 흔들렸음을 인정했다. 이어 홈런 포함 3타점을 올린 케텔 마르테와의 승부에 대해서는 "초반 카운트는 유리했는데, 마르테가 (유인구)슬라이더를 잘 참았다"고 설명했다. 또 "컨디션이 좋은 마르테 앞에 주자를 모아준 게 패인"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현과 달리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승패에 크게 집착하지 않았다. 팀내 최고 타자인 놀란 아레나도, 레전드 포수 야디어 몰리나,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모두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기 때문. 이번 시리즈에서 몰리나는 15타수 6안타 6타점, 아레나도는 홈런 포함 13타수 3안타 3타점, 에드먼은 12타수 4안타로 모두 좋은 컨디션을 기록중이었다. 주전 유격수 폴 데용도 부상으로 빠진 상황.
세인트루이스로선 이날 경기는 17연전 중 10번째 경기였다. 이번 시리즈에선 이미 3연승을 거둔 입장. '쉬어가는' 게 정석이었다.
덕분에 전체 라인업 9명 중 5명이 빅리그에서 110경기 이하로 뛴 선수, 타율 2할 미만인 선수가 4명인 라인업이 탄생했다. 특히 리드오프는 올시즌 타율 1할5푼2리(79타수 12안타)에 불과한 맷 카펜터가 맡았다. 유격수와 3루수로 나선 에드문도 소사와 호세 론돈은 각각 실책을 기록하며 상대에게 승기를 내줬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주력 선수들에게 하루의 휴식이 필요했다. 우리로선 비경쟁적인(non-competitive) 경기"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기분좋은 경기는 아니다. 우린 잘했지만, 승리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2점차에서 6회 김광현의 뒤를 이은 투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던 웹이었다. 웹은 2안타 3볼넷에 야수 선택까지 묶어 2실점한 뒤 교체됐고, 승계주자 셋이 모두 홈을 밟으며 평균자책점이 12.33으로 치솟았다. 경기가 완전히 기울었다. 실트 감독은 지오반니 갈레고스, 제네시스 카브레라, 알렉스 레예스 등 필승조에 대해서도 "휴식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딜런 칼슨은 45일만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선취점을 뽑았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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