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최근 다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이른바 '로코물'이 활기를 띄고 있다.
청춘 남녀의 로맨스에 적절히 유머와 위트를 섞은 '로코'는 MZ세대에게도 통하는 장르라는 것이 증명되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 로코물에는 한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동거'라는 소재다. 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는 등 복합적인 이유로 '동거'가 로코의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tvN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이하 멸망)는 독특한 동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멸망'은 사라지는 모든 것들의 이유가 되는 존재 멸망(서인국)과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계약을 체결한 인간 동경(박보영)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멸망과 계약을 맺은 동경은 갑작스레 멸망에게 "같이 살자"고 제안하고 그때부터 계약관계이던 이들이 애정관계로 묶였다.
tvN 수목드라마 '간떨어지는 동거'는 아예 제목에 '동거'라는 단어가 들어갈 만큼 동거가 극의 진행에 큰 역할을 한다. 999세 구미호 신우여(장기용)의 여우구슬을 우연히 갖게된 이담(이혜리)이 어쩔 수 없이 신우여의 집에 들어오게 돼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범띠 남자를 만나면 안되고 치킨을 먹어서도 안되고 여우구슬을 1년 안에 빼내지 못하면 죽게되는 이담은 울며 겨자먹기로 신우여와 동거를 택하고 이들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MBC도 오랜만에 수목드라마를 부활시키며 그 장르로 로코를 택했다. 지난달 종영한 '오! 주인님'은 시청률 면에서 참패하긴 했지만 이민기와 나나의 풋풋한 멜로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오! 주인님'에서 한비수(이민기)와 오주인(나나)을 연결해준 것이 바로 동거다. 오주인은 본인의 추억이 깃든 한옥을 매입하는데 인기 방송작가 한비수가 살고 있던 집이었고 그 집이 아니면 대본이 쓰여지질 않는 한비수가 오주인과 동거를 시작하게 됐다.
사실 '동거'가 로맨틱코미디의 주요 소재로 활용된 것은 20년 가까이 된다. 2004년 비와 송혜교가 주연을 맡아 마지막 16회 시청률이 무려 40.2%(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풀하우스'가 본격적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친구가 집을 톱스타 이영재(비)에게 팔아넘겨 한지은(송혜교)이 그 집의 가정부로 들어가며 시작되는 이야기로 전형적인 동거 스토리를 취하고 있다.
이후에도 로코물에서 동거는 주요한 소재로 차용됐다. '환상의 커플' '또 오해영' 등에 최근 '사이코지만 괜찮아'까지 웰메이드 로코물로 꼽히는 작품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동거를 택하고 있다. 동거가 로코에서 필수 요소로 꼽히게 된 것은 서로에 대해 모르는 주인공들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가장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 입장에서는 남녀가 각자의 집에 사는 환경보다는 함께 사는 것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훨씬 수월하다.
게다가 제작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두 군데의 집을 오가는 것보다는 이동거리면에서도 섭외 면에서도 수월하다. '꽁냥꽁냥' 분위기가 로맨티코미디물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 당분간 '동거' 커플의 인기는 꽤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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