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누가 이 포수를 '수비 못하는 포수'라 했던가. 홈런부터 도루저지까지, 지시완이 나균안의 데뷔 첫승을 이끌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3대0으로 격파, 6연패의 아픔을 탈출했다. 6⅔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한 나균안은 데뷔 첫승을 올렸다.
이날 지시완은 3회 솔로홈런을 쏘아올린데 이어, 4회에는 성공률 100%를 자랑하던 김혜성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사실상 이날의 승패가 갈린 순간이었다.
지시완은 올시즌 초까지 롯데의 포수자원들 중 김준태와 함께 '공격형'으로 분류됐다. 때문에 김준태의 주전 입지가 공고한 이상, 정보근-강태율과의 백업 포수 경쟁에서 2년 연속 밀려나는 듯 했다.
하지만 2군 사령탑을 맡았던 래리 서튼 감독의 부임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시즌초인 4월 6일 디펜딩챔피언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결승타를 쳤을 만큼 매서운 방망이는 여전했다. 5월 18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냈고, 이날 키움의 파이어볼러 안우진을 상대로 시즌 2호포를 터뜨렸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빛이 났다. 지난 겨울 최현(행크 콩거) 코치와 함께 앉는 자세부터 하나하나 뜯어고친 덕분이다.
경기전 지시완의 도루저지율은 46.2%(6/13)에 달한다. 이날 경기 전까지 도루 20개, 성공률 100%를 자랑하던 김혜성과의 대결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4회, 김혜성이 2루 스타트를 끊는 순간 지시완의 강력한 어깨는 레이저빔을 쏘아냈다. 2루 베이스에 못미쳐 짧게 바운드됐지만, 롯데 유격수는 마차도였다. 마차도는 재빠르게 공을 캐치하는 동작 그대로 김혜성의 몸에 자연스럽게 글러브를 갖다댔다. 판정은 아웃.
키움 측은 비디오 판독까지 요청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김혜성의 '성공률 100% 도루 연속 성공'은 총 20개에서 마무리됐다. 지시완의 도루저지율은 50%로 올랐다.
이날 경기 후 지시완은 "연속 도루 성공 기록이 달린 줄은 전혀 몰랐다. 도루 저지 후에 주변에서 알려줬다"며 멋적어했다.
이어 "지난주에 볼넷 출루가 하나도 없어 신경이 쓰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볼넷에 얽매이기보다 공을 때리는 것이 내가 할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생각을 비운채 다시 타석에 임했고, 슬라이더 실투가 들어와 홈런으로 이어졌다.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지시완이 지켜준 이 부문 1위 기록 또한 키움 선수의 것이다. 다름아닌 2020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당시 김하성은 총 21개의 도루를 실패없이 성공시킨 바 있다.
김혜성의 도루 실패 후 키움은 11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결국 이날 승리를 내줬다. 7연승 후 1승 5패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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