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악조건 속에서 극적인 동점타를 때려냈다. 이 안타가 반전의 키가 될 수 있을까.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는 팀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지난해 38홈런으로 팀 역사상 한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쓴 거포로 김현수와 함께 중심타자로 맹활약하며 LG 타선의 기폭제가 됐었고 그래서 올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올시즌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2일 현재 타율 2할3푼5리에 7홈런, 21타점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라모스는 타율 3할2푼5리에 13홈런, 33타점을 올렸다.
계속된 부진으로 LG 코칭스태프는 라모스의 부진 원인을 분석했고, 스프링캠프 때 자가격리 등으로 늦게 캠프에 합류하면서 절대적인 훈련량 부족이 부진을 낳았다고 판단해 잠실 홈경기에서 특타를 진행했었다.
조금 살아나는 듯하던 라모스는 최근 다시 부진에 빠졌다. 지난 5월 28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1일 잠실 KT 위즈전까지 4경기 연속, 13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했었다. 급기야 LG 류지현 감독은 "머리를 식히라는 의미"라며 2일 KT전에서 그를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벤치를 지키던 그가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선 것은 6회말이었다. 4-5로 추격한 2사 3루서 9번 정주현의 대타로 출전했다.
사실 라모스에겐 이 상황이 안타를 기대하기 쉽지 않았다. 데이터가 모두 라모스에게 좋지 않았던 것.
라모스는 올시즌 대타로 두차례 나섰지만 모두 범타였다. 선발로만 출전하는 타자가 대타로 나와서 안타를 치는 것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나가 상대의 빠른 공을 치는 것도 준비를 하는 노하우가 필요한 일. 라모스에겐 게다가 KT는 두번째 투수 김민수를 내리고 왼손 조현우를 올렸다. 라모스는 올시즌 왼손 투수에게 타율 1할9푼6리로 낮았다. 조현우와의 상대 성적도 지난해 4타수 1안타, 올해 1타수 무안타로 통산 2할에 불과했다. 또 동점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도 9푼5리(21타수 2안타)로 좋지 못했다.
모든 지표가 라모스에게 불리했다. 그러나 라모스는 조현우의 140㎞의 높은 직구를 받아쳤다.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간 타구는 KT 중견수 배정대의 필사적인 다이빙 캐치에도 불구하고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고 이후 공이 뒤로 빠져 펜스까지 굴러가며 3루타가 됐다. 홈까지 파고들었다가 아웃이 됐지만 3루주자를 불러들여 5-5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안타였다.
동점을 만든 LG는 8회말 김용의의 기습 3루 도루에 유강남의 내야 땅볼로 역전 득점을 해 6대5의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모든 좋지 않은 데이터를 비웃듯 안타를 때려낸 라모스다. 어려운 상황에서 잘 때려낸 안타라 라모스에게 자신감을 안겨줄 수 있을 듯. 류 감독이 경기전에 한 말대로 머리를 식힌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당장 타격이 올라간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심리적인 반전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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