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무사 만루에서 올라가는 불펜투수는 어떤 기분일까. 프로 10년차, KBO 통산 55홀드의 김태훈도 바짝 긴장한다.
김태훈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전 6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요키시와 교체 투입됐다. 이날 키움은 롯데에 9대4로 승리, 3연패를 탈출했다.
승리투수는 '다승 공동선두' 에릭 요키시였지만, 홍원기 감독이 꼽은 수훈갑은 김태훈이었다.
이날 키움은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1회 7점, 4회 1점을 따내며 8-3으로 크게 앞선 상황. 하지만 요키시 역시 3회 3점을 내준데다, 김혜성이 잇따라 실책을 범하는 등 미묘한 분위기였다. 추가점을 내준다면 어떻게 흐름이 바뀔지 몰랐다.
하지만 김태훈이 실점 없이 버텨내면서 사실상 승기가 키움으로 기울었다. 첫 타자 김민수의 타구는 잘 맞았지만 우익수 정면이었다. 이용규의 빠른 대처로 홈 경합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태훈은 지시완 강로한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지시완은 1일, 강로한은 2일 홈런을 치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끈 타자들이지만, 김태훈은 자신만만했다. 특히 강로한에겐 3구 삼진의 굴욕도 안겼다.
이후 두 팀은 8회말과 9회초 1점씩을 주고받았지만, 대세엔 지장이 없었다. 말 그대로 이날의 승부처였다.
경기 후 만난 김태훈은 "송신영 코치님이 '점수 줘도 된다. 편안하게 던져라'고 격려해주셨다. 덕분에 편하게 던져서 실점없이 막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요즘 주자 있을 때 올라가면 '최소 동점'을 되뇌인다. '더 강하게'보다는 '더 정확하게'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요키시가 '너무 고맙다. 내가 밥 사겠다'고 하더라. 우리팀 선발투수들은 진짜 산다. 내가 반드시 얻어먹는다."
'3구 삼진' 상황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다. 원래 주무기가 포크볼인데, 너무 남발한 것 같다. 요즘은 투심 무빙이 좋아져서 더 공격적으로 많이 쓰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성적 향상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고 답했다.
"이지영 형은 무사만루를 막아도 아무 칭찬도 안한다. 그게 모든 투수들이 원하는 칭찬이다. 못 던지면 엄청 뭐라고 한다. 절 잘 알고 있다."
김태훈은 선발을 오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불펜에 전념하고 있다. "덕분에 마음이 편하다"는 설명. 매년 다양한 부상으로 한달 가량 공백기가 있었던 김태훈의 올해 목표는 한시즌 풀타임이다.
송신영 코치는 다른 팀에 다녀온 경력은 있지만, 히어로즈의 성골 중 한명이다. 김태훈에게 '송신영 코치는 어떤 존재냐'라고 물으니, 잠시 고민에 빠졌다.
"'책임은 내가 진다. 너희들은 자신있게 야구만 해라'고 북돋아주신다. 같은 선수일 때는 무서웠고 지금은…카리스마 넘친다. 무척 남자다운 분이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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