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어!" "이런!"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통산 311홈런으로 역대 공동 11위에 올라있다. 메이저리그에 다녀온 2년을 제외하고 2012~2019년 6시즌 연속 30홈런을 넘겼고, OPS(출루율+장타율)이 간신히 0.8을 넘긴 지난해에도 20개를 쏘아올렸다.
올시즌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3일 롯데 자이언츠 경기 전까지 타율이 2할6리에 불과했다. 키움의 7연승이 꺾이고 부진이 시작된 5월 26일 KIA 타이거즈 전 이후 20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박병호를 믿고 3일 롯데 자이언츠 전에도 4번타자로 기용했다. 1사 1,2루에 등장한 첫 타석, 병살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마차도의 실책으로 한숨을 돌렸다. 좋은 기운을 받은 건지, 모처럼 2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1득점 1타점은 덤.
특히 6회말 롯데의 시프트를 비껴간 중전안타 때 키움 더그아웃에서 터져나온 함성은 박병호의 무게감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1타점은 조금 쑥스러웠다. 박병호는 8-3로 앞선 8회말, 앞선 이정후의 3루타로 1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신예 투수 김도규의 147㎞ 직구를 힘차게 때렸지만, 타구는 한없이 하늘 위로 솟았다. 2루수 김민수가 천천히 공을 따라 낙구지점으로 이동하던 중, 보던 이들의 입에서 갑작스런 탄성이 터졌다.
박병호의 타구가 고척돔의 천장을 맞고 완전히 궤도가 바뀌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1루수 정훈이 몸을 날렸지만, 글러브를 살짝 비껴가며 땅에 떨어졌다. 이렇게 되면 어떤 판정이 나올까.
천장이 있긴 하지만, 고척돔의 천장은 매우 높다. 거기까지 타구를 날려보낸 것만 해도 박병호의 인상적인 파워를 알 수 있다.
고척돔에는 '로컬룰'이 있다. 천장 한복판에 그려진 노란색 선이 타구의 기준이 된다. 노란선 너머에 맞으면 홈런으로 인정되고, 안쪽에 맞으면 그대로 인플레이가 진행된다.
타구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3루 주자 이정후는 재빨리 홈으로 내달려 득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박병호로선 다소 쑥스럽지만, 엄연한 '1타점 적시타'였다. 이날 키움은 이 점수를 포함해 9대4로 승리를 거두고 43연패를 탈출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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