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경문호. 그 어느 때보다 마운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대표팀 원투펀치 역할을 했던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과 박종훈(SSG 랜더스)을 부를 수 없다. 올림픽 출전이 여의치 않은 메이저리거 양현종을 대신해 대표팀 1선발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됐던 박종훈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또 다른 선발 후보로 거론됐던 구창모(NC 다이노스)는 부상 복귀가 지연되고 있고, 문승원(SSG)도 박종훈에 이어 부상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상황. 사실상 대표팀 마운드는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 프리미어12,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달리 투수 엔트리가 10명에 불과한 도쿄올림픽 상황도 김 감독의 머리를 더 아프게 만드는 부분.
이런 가운데 KT 위즈 고영표(30)의 이름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KT 선발진에 복귀한 고영표는 '이닝 이터'로 거듭났다. 뛰어난 제구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으로 KT 마운드의 '국내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팀 선발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 특히 사이드암이라는 특수성도 국제 무대에서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고영표는 군 입대 전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대표팀 승선이 점쳐졌던 투수. 아쉽게 낙마 후 군 복무를 택했던 당시보다 구위나 제구, 경기 운영 능력 모두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선발 뿐만 아니라 불펜 경험도 갖추고 있어 전천후 활용도 가능하다. 국제 무대 경험 부족이 거론되나, 올 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태극마크를 짊어질 자격은 충분하다.
KT 이강철 감독은 사견임을 전제로 "지금처럼 제구가 된다면 (대표팀에서) 선발이든 중간이든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투수 코치 시절 경험을 떠올리며 "불펜에선 구위가 있어도 제구가 안되면 쓰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다. 고영표처럼 스트라이크를 넣을 줄 알고 제구가 되는 투수라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선 믿음이 갈 만하다. 1~2이닝 정도 책임질 수 있는 힘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구가 되고, 결정구가 있는 투수이니 선발-불펜 어떤 쪽이든 활용하기 좋은 투수"라고 엄지를 세웠다.
고영표는 8일 SSG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뛰어난 제구와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위기를 돌파했다. 타선이 선취점을 뽑아낸 4회부터 6회까진 볼넷과 사구 각각 1개씩을 내줬을 뿐, 상대 타선을 무안타로 틀어 막았다. 앞선 9경기 중 8번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로 장식했던 고영표는 또 한 번의 QS 투구를 펼쳤다.
고영표는 "대표팀에 승선하게 된다면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향한 고영표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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