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결혼식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참석이 어려운 지인들을 위해 유튜브 생중계를 하기도 하고, 축의금을 비대면으로 송금하는 사례도 늘었다.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설문조사 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함께 최근 미혼남녀 총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56%가 '코로나19 시대에는 청첩장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예비 부부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트렌드로, 180도 달라진 결혼식 풍속도를 살펴본다.
힘 줄 때는 아낌 없이 '럭셔리 웨딩'
대규모 하객을 초대하기 어려운 요즘, '스몰 웨딩'이 대세가 됐다.
예식 규모가 작아지면서 호텔 등에서 럭셔리 웨딩을 진행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 호텔들도 고객 맞춤형 스몰 웨딩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호텔 지하의 연회장을 통째로 쓰거나, 서울 강남의 펜트하우스 등에서 소규모 웨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제주, 남해, 홍천 등의 리조트에 소수의 지인만을 초대해 여행과 결혼식을 함께 즐기도록 하는 '데스티네이션(destination) 웨딩'도 요즘 인기다.
허례허식은 안녕, 신혼 공간에 투자
예식은 검소하게 하고 신혼집 공간을 알차게 채우는 경향도 나타났다. G마켓이 올 초부터 지난 4월 27일까지 결혼 트렌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혼수용 가구 및 가전의 고객별 평균 구매단가(객단가)가 작년 동기 대비 22%나 증가했다.
반면 결혼식 준비용품에서는 객단가가 36%나 하락하는 등 신혼부부들이 결혼식 자체를 준비하는 것보다 혼수에 집중하는 모습을 뚜렷이 알 수 있다. 대표적인 혼수 품목인 TV, 냉장고 객단가는 각각 47%, 15% 증가했다. 이 외에도 식기세척기(43%), 인덕션(30%), 리클라이너소파(6%), 의류관리기(3%) 등 '집콕' 생활에 도움을 주는 편리한 제품들도 증가세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시대 웨딩의 특징을 보였다.
신혼여행을 '저금'해요
신혼여행을 뒤로 미루고, 앞날을 기약하는 해외여행 상품 구매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 당장은 떠날 수 없지만 집단 면역이 형성된 후 양국의 자가격리 시스템이 해제되면 사용할 수 있는 '기약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3월 판매한 필리핀 해난리조트 숙박권은 해외여행 자가격리가 해제된 후 1년 안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총 14억원어치가 판매됐으며, 동일한 조건으로 방송한 베트남 빈펄리조트 숙박권의 주문 금액은 18억원을 넘어섰다. 인터파크 역시 지난 3월 자가격리 해제 후 사용하는 '얼린 항공권'을 판매했는데, 총 1만2137명이 해당 상품을 구매했다.
정성을 더한 답례품
결혼식에 직접 참석하기 어렵거나 식사를 못하는 하객들이 많아지면서 답례품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웨딩센터를 통한 결혼식 답례품 문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생활공작소는 지난 4월 롯데백화점 롯데멤버스와 제휴해 예비 신혼부부들을 위한 웨딩 답례품용 5종을 출시, 눈길을 끌었다. '손잡고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핸드워시 웨딩 선물세트', '설거지로 싸우지 않겠습니다. 주방용품 웨딩 선물세트' 등 특별한 문구를 적용, 인기를 끈 것. 생활공작소 관계자는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늘어나고, 신랑신부의 하객 대면접촉도 제한적인 만큼 감사의 마음을 답기 위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웨딩 답례품 시장 또한 이러한 니즈에 맞춰 가격대부터 패키지 등이 더욱 세분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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