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다이노스 주포 애런 알테어는 10일까지 전 경기 출전 중이었다.
팀의 5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10일 잠실 LG전에서도 쌩쌩했다. 큼직한 홈런성 2루타와 볼넷으로 2차례 출루하며 2득점을 올렸다.
그랬던 그가 갑작스런 감기 몸살로 다음날인 11일 대구 삼성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NC 이동욱 감독은 1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6차전을 앞두고 "알테어가 몸살 감기 증세가 있어 경기 출전이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알테어 대신 정진기가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건강했던 알테어의 감기는 서울에서 대구 이동 과정에서 발생했다.
전날 잠실구장에는 경기 내내 비가 뿌렸다. 마운드가 진흙처럼 뭉쳐 NC 선발 루친스키는 피칭 하다 뒷다리가 미끄러지며 넘어질 만큼 꽤 많은 비가 내렸다. 풀 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 온 몸이 흠뻑 젖었다.
하지만 원정 팀 NC 선수들은 씻을 장소가 없었다. 통상 원정 숙소에 빨리 돌아가서 씻지만 이날은 하필 이동일이었다.
결국 온 몸이 비와 땀으로 흠뻑 젖은 다이노스 선수들은 샤워도 못한 채 꿉꿉한 상태로 버스에 올랐다. 4시간에 걸쳐 에어컨이 켜진 버스 안에서 대구로 이동했다. 감기 몸살이 안 오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올시즌 54경기에서 0.303의 타율과 38타점, 14홈런으로 홈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주포의 결장. 비록 8,9회 역전에 성공했지만 NC는 7회까지 잇단 찬스를 무산시키며 힘든 경기를 치러야 했다. 알테어는 이날 삼성 선발 최채흥을 상대로 지난해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허구연 해설위원도 알테어 부재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서울시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허 위원은 "씻을 수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이동해야 한다. 서울시가 신경을 써야 한다"며 일침을 놓았다.
추신수는 시즌 초 잠실구장을 방문한 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공간이 없어 복도에 쭉 세워놓은 선수들의 짐 가방 행렬들.
그는 "원정팀 용 실내 배팅 케이지가 없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선수들 치료 공간도 부족하고, 뜨거운 물을 받을 곳도 없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아무리 지적해도 바뀌지 않는 열악한 환경. 유독 야구장에만 과도한 관중 제한 등 규제에만 열을 올리는 행정 당국. 프로페셔널 선수들에게 어쩌면 당연해야 할 시설 지원은 뒷전이다.
그 사이 무더운 여름철 잠실구장을 찾는 원정 팀 선수들은 땀에 절은 채로 에어컨 버스에 오르기를 반복할 것이다. 선수들은 속된 말로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끊임 없이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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