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학교폭력 논란으로 코트를 떠났던 세터 이다영(25)이 그리스 리그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지난 11일(한국시각) 터키 에이전시 CAAN을 통해 전해졌다.
이 에이전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역사적인 이적'이라며 '그리스의 대형 구단(PAOK)이 한국의 세터 이다영을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영입이 완료된 건 아니다.
우선 해외진출은 이다영 측에서 먼저 알아봤던 게 아니다. 해외에서 영입 제안이 왔다. '학폭' 논란으로 더 이상 국내에서 뛰기 힘들어진 이다영의 상황을 알고 있는 터키 에이전시가 PAOK 구단 위임을 받아 이다영 영입에 대한 공식 문서를 한국 파트너에게 전달했다. 곧바로 이다영 측에 이같은 사실이 전달됐다. 논란 이후 현역 은퇴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였던 이다영은 고민 끝에 마음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다영이 배구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해외진출 뿐이었다.
다만 '넘어야 할 산',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었다. 이 모든 열쇠는 소속팀 '흥국생명'이 쥐고 있다. 흥국생명 측은 터키 에이전시가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이 한국의 여자배구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이다영 측은 조만간 흥국생명과 만나 이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전망이다.
모든 건 흥국생명의 결정에 달려있다. 두 가지다. 첫째, 흥국생명이 언제가 될 지 모를 코트 복귀를 위해 한국배구연맹(KOVO)의 선수등록마감일인 6월 30일까지 이다영의 이름을 포함할 경우 선수의 그리스행은 없던 일이 된다. 학폭 피해자와 소송 중인 '쌍둥이 자매'의 공판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복귀를 계획해 이다영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이다영의 활용을 포기하면 선수는 그리스행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선수등록을 하지 않으면, '임의해지' 신분이 된다. 여전히 선수 보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흥국생명 소속이지만, 구단의 동의를 얻으면 해외진출의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흥국생명이 이다영의 미래를 열어주게 되면 또 한 번의 관문이 남았다.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받아야 한다. 다만 협회 측은 '쌍둥이 자매'의 해외진출설이 나돌 던 지난 2월 중순 선수 국제이적 규정을 통해 '성폭력, 폭력, 승부조작 등 사회적 물의를 야기시켰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입한 자는 해외진출 자격을 제한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해외 팀에서 선수 영입을 원하더라도 협회는 이적 동의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다영 측이 국제배구연맹(FIVB)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 다만 이다영 측은 협회와 다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소속팀에서 신분을 풀어줄 경우 협회도 아량을 베풀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다영의 해외진출 여부는 보름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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