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의 세계가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세계관 놀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이를 활용한 '세계관 마케팅'이 대세다. 단순히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아닌 스토리를 담거나 가상으로 만든 제품을 실제로 선보이고 있는 것.
브랜드들은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꾸며진 세계관으로 소비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물건 구매를 이끌어내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빙그레는 유통업계 내 '세계관 마케팅'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2월부터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부캐(부가 캐릭터)'인 빙그레우스를 활용해 제품 소식 등을 전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지난 11일 신제품 끄랍칩스를 출시하기에 앞서 공개한 광고 역시 화제를 모았다.
광고에 따르면 러시아 굴지의 기업 게르과자 인터내셔널의 대표 게르과자 마시코프는 K-푸드로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을 먼저 공략하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런데 게맛 스낵인 '끄랍칩스'는 한국에 진출하자마자 밀수혐의로 체포되는데 이를 모두가 '꽃게랑'이라고 부른다.
특히 배우 남궁민의 열연과 뉴스 화면을 이용한 연출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실제 상황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다소 황당하지만 유쾌한 내용의 광고를 통해 꽃게랑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는 평도 이어졌다.
빙그레 관계자는 "실제 러시아어가 인쇄된 끄랍칩스 패키지 제품을 국내에서도 출시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드리는 동시에 꽃게랑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도표 성경김'으로 유명한 국내 김 제조업체 성경식품이 최근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과 협업해 내놓은 '김갑생할머니김'도 인기몰이중이다.
김갑생할머니김은 피식대학에서 활동중인 개그민 이창호의 부캐인 '이호창 미래전략본부장'이 다니는 가상의 회사다. 마치 실제 이 회사가 존재하는 양, 같은 이름을 내건 제품이 실제로 출시된 것. 제품 포장 겉면에는 이호창 본부장의 사진과 함께 '양념으로 얼룩진 흰 쌀밥을 감싸줄 수 있는 것은 김 한 장이다'라는 김갑생 명예회장의 명언까지 새겨져 있다. 이는 재미와 새로움을 쫓는 MZ세대들의 지갑을 공략하는 데 성공, 11번가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완판됐다.
이밖에 오뚜기가 지난 2월 내놓은 '게이머즈컵힐러 고기짬뽕' 역시 상상 속 게임 세계관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게이머즈컵은 게이머들로 이뤄진 가상 왕국에서 펼쳐지는 요리대회다. 게이머즈컵힐러 고기짬뽕은 해당 요리대회에 출전한 첫번째 캐릭터 힐러가 낸 요리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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