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자타공인 KBO 최고 영건과 '선발 테스트'를 받고 있는 입장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소속팀의 승리를 두고 첨예하게 맞섰던 두 젊은 투수의 라이벌리는 뜨거웠다.
2020년 플레이오프를 주도했던 영웅들. 경쟁심에 불타는 토종 선발들의 자존심 대결은 명품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KT 위즈 소형준과 두산 베어스 김민규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맞붙었다.
이날 소형준은 7이닝 1실점 투구수 82개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달성했다,7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병살타 5개를 만들어내며 쉽게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김민규는 5⅓이닝 동안 실점 없이 투구수 78개, 3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양 팀은 전날 더블헤더를 치러 선수단의 소모가 적지 않았다. 비록 휴식일을 앞둔 일요일 경기이긴 했지만, 두 투수의 안정감 있는 초반 운영이 꼭 필요했다.
소형준은 6월 들어 앞선 두 달 간의 부진을 완전히 떨쳐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맞춰 잡기에 능했던 지난해의 아우라를 뽐내고 있다. 6월 들어 롯데와 한화를 상대로 1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취점을 내준 쪽은 소형준이었다. 1회 뜻하지 않은 내야안타에 유격수 실책이 겹치며 단숨에 2루를 내줬고, 이어 김재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두산에겐 그 1회가 전부였다. 이후 2회 정수빈 3회 박건우 5회 허경민 6회 박건우 7회 박세혁의 병살타를 잇따라 이끌어냈다. 병살타가 나오지 않은 4회는 배정대와 황재균의 호수비를 앞세워 3자 범퇴로 틀어막았다.
김민규의 위기관리도 인상적이었다. 1회 조용호의 볼넷과 강백호의 안타로 1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4번 타자 황재균을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3회에도 선두타자 김민혁과 배정대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강백호를 범타 처리하며 버텨냈다. 2회와 4회는 3자 범퇴. 5회 심우준의 볼넷과 도루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도 조용호를 삼진 처리하며 잘 막았다. 단 3안타에 삼진 5개를 더한 완벽투였다.
다만 소형준은 원래 선발투수인 반면, 김민규는 올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다. 때문에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민규를 5⅓이닝에서 끊어주는 것을 택했다. 교체돼 들어가는 김민규를 향해 두산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김민규와 달리 소형준은 6회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소형준의 7이닝 투구는 개인 최다이닝 타이 기록. 2020년 6월 3일 수원 두산 전, 2021년 6월 5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 전에 이어 3번째다.
두 투수 모두 자신의 기록지에 승리를 새기진 못했다. 하지만 '명품 투수전'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경기였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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