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좋은 경험이었고 못잊을 하루였다."
SSG 랜더스의 김강민의 투수 데뷔전은 분명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1-13으로 뒤진 9회초 1사후.
투수진을 아끼기 위해 SSG 김원형 감독은 김강민에게 부탁을 했고 그는 흔쾌히 마운드에 올랐다. 정주현에게 솔로포를 맞은 뒤 세게 던지더니 146㎞까지 찍혀 팬들과 선수들을 놀래켰다. 김재성은 삼진으로 돌려세워 데뷔 첫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그렇게 ⅔이닝 동안 1안타(홈런)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한 김강민에게 관중은 기립박수로 그의 투수 데뷔를 축하했다.
김강민에겐 그저 패전 처리용 등판이 아니었다. 그의 꿈이 이뤄진 것이었다.
그는 입단 당시 투수와 내야수를 겸하고 있었고 팀은 그를 내야수로 지명했었다. 하지만 김강민은 투수를 고집했다고. "마운드에 서는게 꿈이었고 그ㅐ서 내야수로 지명됐는데 투수를 했다"는 김강민은 "내가 인정할 실력이 나오지 않아 팀이 원하는대로 포지션 변경을 했었다. 아니었다면 계속 공을 던졌을 거다"라고 말했다.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21년차의 프로 야구 선수가 아니었다. 새롭게 올라온 신인 투수였다. 김강민은 "진짜 긴장 많이 됐다"면서 "시야가 정말 포수밖에 안보였다. 사인도 까먹어서 포수가 사인을 한바퀴 돌릴 때까지 멍하게 봤다"라고 마운드에 섰을 때를 회상했다.
146㎞까지 찍은 것은 승부욕의 결과물이었다. 첫 타자 정주현에게 홈런을 맞은 뒤 구속이 올라갔다. 김강민은 "처음에 올라갈 때 2가지만 생각했다. 빨리 끝내는 것과 감독님께서 절대 다치면 안된다고 하셔서 가볍게 던지는 것이었다"면서 "홈런이 나오고 난 뒤에 흥분했따. 지기도 싫었다. 그래서 세게 던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전력으로 던진 건 3개밖에 안된다. 전력으로 던지니 그정도 나온 것 같다"라며 웃었다.
투수로 전향을 하거나 투수와 야수를 겸업하는 '이도류'의 가능성은 없을까. 김강민은 "감독님께 진지하게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말도 꺼내기 전에 '앞으로 없어'라고 하셨다"라고 했다.
김강민은 "기분 좋은 것은 어제 그런 원사이드 하게 지는 경기에서 웃기가 쉽지 않은데 졌는데도 웃을 수 있었다는 게 좋았던 것 같다"면서 "내려와서도 정신이 없었다. 집에 가서도 잠을 잘 못잤다. 야구를 하면서 경기가 끝났는데도 이렇게 흥분된 것이 오랜만이었다. 좋은 경험이었고 못잊을 하루였다"라고 소중한 추억을 가진 소감을 말했다.
김강민의 피칭을 또 볼 수 있을까. 김강민은 "다른 선수들은 다 농담처럼 얘기했는데 (최)정이가 '형 공이 좋은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해주더라. 진심인것 같아서 뿌듯했다"라고 웃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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